사설>김재원 국민의힘 최고, 제대로 사과해야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사설>김재원 국민의힘 최고, 제대로 사과해야
광주 방문 진정성 되레 의심
  • 입력 : 2023. 04.17(월) 18:16
인터넷에 유명한 ‘사과(문)의 정석’이라는 글이 있다. 정석에 따르면 사과(문)는 △나는 누구인가 △본인이 언제 어디서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가 △그래서 누구에게 피해를 끼쳤는가 △실제 상황과 다르게 알려진 사실이 있는가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가 △앞으로 이일을 어떻게 책임질 생각인가 등이 정확히 명시 혹은 표현돼야 한다고 한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14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비공개 일정으로 진행된 이날 참배에는 별다른 수행원 없이 항쟁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 씨 등 소수만 동행했다. 참배에 앞서 민주의문 방명록에는 ‘광주시민의 아픔과 민주영령님들의 희생을 늘 기억하겠습니다. 깊히(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고 적었다. 헌화와 분향을 끝낸 그는 민주묘지 내 열사 묘역을 20~30분 가량 둘러봤다. 이어 5·18 3단체 사무실과 5·18기념재단, 5·18자유공원을 잇따라 찾았다.
여당의 최고위원이 내려와 고개를 숙인 것은 이례적이면서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달 12일 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게재에 대해 우익 인사인 정광훈 목사와의 대담에서 ‘불가능하다’고 했다. 심지어 해당 사안은 표를 얻기 위한 입 발림 정도로 치부했다. 여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의 5·18 관련 시각이 이정도라는 점에서 광주시민들은 당연히 분노했다. 그 뒤로도 김 최고위원은 여러 차례 실언으로 당내 징계가 거론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내려온 광주라 당연히 광주시민의 눈초리는 곱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왕 내려왔다면 사과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적어도 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게재를 적극적으로 돕겠다 정도는 해야 진정성이 느껴질 터다. 불 질러 놓고 고개만 숙이는 것은 사과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 역시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라는 의견까지 나온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힘 지역 당직자들은 뭔 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