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서석대>영화 '송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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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서석대>영화 '송암동'
김성수 정치부장
  • 입력 : 2023. 05.15(월) 16:36
김성수 부장
1980년 5월 24일. 광주 남구 송암동에선 무고한 시민 10여 명이 사망했다.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았다. 그야말로 ‘학살’이었다.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건 바로 군인들이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광주봉쇄작전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학살은 1980년 6월 11일 미국방정보국(DIA)의 2급 비밀전문에 “광주는 한국판 미라이 사건(My Lai Massacre)”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참혹했다고 전한다. 이같은 내용은 다수의 피해자 증언과 계엄군들의 추가 증언을 통해 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날 특전사 11공수여단은 기존 주둔지인 주남마을에서 광주비행장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송암동 일대를 지나던 공수부대는 몇몇 시민군에게 발포를 시작했고,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사격해 송암동 주민만 10여 명이 사망했다. 이때, 송암동 목포방향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구축 중이던 전투교육사령부대는 이 발포가 자신들을 향한 것인 줄 알고 대응했다. 계엄군 간 벌어진 이 오인교전으로 인해 공수부대원 9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부상당하자 공수부대는 비무장, 무방비 상태의 시민들을 폭행하고 체포했으며, 구타와 사격으로 보복학살을 감행했다. 이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송암동 민간인 학살’의 사건 개요다.

송암동 민간인 학살은 43년만에 영화 ‘송암동’으로 재연된다. 당시 사건이 어디서부터 잘못돼 벌어졌는지를 심층적으로 추적하고 은폐된 학살의 증언을 추가로 확보해 실증하는데 주력한다. 작품을 쓰고 연출한 이조훈 감독은 단순히 42년 전에 실재했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학살사건의 실체를 규명함으로써 ‘반인도적 범죄’로 책임자를 기소하는 과정까지 따라가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오는 19일 오후 7시 광주독립영화관에서 1980년 5월 벌어진 양민학살을 다룬 ‘송암동’(이조훈 감독) 시사회 및 감독과의 대화가 열린다.

광주민중항쟁은 1980년 5월 21일 도청 앞 집단발포를 중심으로 부각돼 왔다.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현장이라고 하면 대개 옛 전남도청과 금남로를 떠올린다. 광주 변두리인 송암동에서의 ‘민간인 학살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80년 5월 24일’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5월 광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