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로 만나는 오월의 현장 ‘DIV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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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발레로 만나는 오월의 현장 ‘DIVINE’
광주시립발레단 제134회 정기공연
7월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무대
광주 출신 주재만·미국 출신 질리언
75분 동안 총 3장 구성 새로운 해석
  • 입력 : 2023. 05.16(화) 17:24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광주시립발레단 단원들이 15일 연습실에서 제134회 정기공연 ‘DIVINE’의 무대 연습을 하고 있다. 도선인 기자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의 열기로 광주가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립발레단도 5·18을 소재로 한 컨템포러리 발레(클래식을 벗어난 자유로운 형태의 현대발레) ‘DIVINE(디바인)’을 새롭게 선보인다. 단원들은 하루하루 단체 합을 맞추는 데 여념이 없다. 광주시립발레단의 제134회 정기공연으로 준비된 ‘DIVINE’은 발레단의 창·제작 작품이며 오는 7월14일 관객들을 만난다.

15일 찾은 광주시립발레단 연습실엔 5·18을 표현하고자 하는 단원들의 연기 혼으로 가득했다. 40여명의 단원들이 연습실 중앙으로 동시에 달려와 절제된 포즈에 이내 강단 있는 표정을 짓는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단원들은 겉옷을 벗어 태극기처럼 휘날리다 하늘을 향해 힘껏 내던졌다. 이 장면은 ‘DIVINE’의 2장 ‘Out of the darkness(어둠을 벗어나)’의 첫 시작 ‘함께’이다. 연습실은 어느새 민주화 함성으로 가득한 1980년 5월 금남로 거리가 된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5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시립오페라단 스튜디오에서 제134회 정기공연 ‘DIVINE’에 대한 제작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도선인 기자
‘DIVINE’은 박경숙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이 총연출을 맡고, 광주 출신으로 프랑스 바뇰레 국제무용축제 최우수 무용수상 등을 수상한 세계적인 안무가 주재만 무용수가 전체적인 작품 구성과 안무를 만들었다. 광주시립발레단 소속 단원 40여명이 무대에 선다. 특히 컴플렉션 아카데미 교수인 질리언 데이비스(미국)가 조안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직접 광주에 머물고 있다.

박경숙 예술감독은 “DIVINE은 2023년 광주시립발레단의 주력작품이다. 차별화된 브랜드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획한 작품으로 광주 출신의 주재만 안무가가 흔쾌히 합류하면서 완성됐다”며 “발레의 우아한 손짓으로 경이로운 5·18의 움직임을 담아내는 데 초점을 뒀다. 광주시민들의 숭결한 희생의 의미를 담고자 제목을 ‘DIVINE’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주재만 안무가는 “5·18 현장에는 가족 잃은 슬픔, 무기력, 두려움, 고통, 집단의 에너지, 쓸쓸함 등 다양한 감정이 집합돼 있다. 특히 광주 출신으로 5·18을 다룬 작품을 만들게 돼 뜻깊다”며 “5·18을 주제로 한 컨템포러리 발레 작품은 처음이다. 광주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한편으로 도전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DIVINE’을 계기로 5·18이 보다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띠고 확장된 해석이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안무가 질리언 데이비스는 “‘DIVINE’ 계기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인 5·18을 소재로 한 작품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며 “그만큼 어깨가 무겁지만, 광주시립발레단 단원들이 한명 한명 광주시민으로 분해 열정을 보여주고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DIVINE’ 총 3장으로 구성돼 75분 동안 쉼 없이 단원들의 춤사위가 무대를 가득 채운다. 1장 주제는 ‘Freedom’으로 ‘내가 침묵한다면’, ‘외로운 길’, ‘탄식’, ‘누가 채워주려 나-애도의 노래’, ‘구천을 떠돌고’로 구성돼있다. 2장은 ‘Out of the darkness’로 ‘함께’, ‘대화’, ‘강물빛’, ‘헌신’으로 짜여져 있다. 마지막 3장은 추모의 의미를 담은 ‘The Divine Human Beings’으로 마무리된다. ‘DIVINE’ 공연은 오는 7월14일 오후 7시30분, 15일 오후 3시·오후 7시30분에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세 차례 진행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