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환 실장 |
챗GPT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1750억 개에 이르는 매개변수를 활용한 베타 버전은 출시된 지 1주일 만에 이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이어 개발한 ‘GPT-3’는 거의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해졌다. 최근 개발된 ‘GPT-4’는 100조 개의 매개변수를 활용해 작곡이나 시나리오 작성 같은 고급 추론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함께 개발에 참여한 일론 머스크가 “위험할 정도로 강력한 인공지능의 도래가 멀지 않았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거대한 사건’, ‘구글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계도 보인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인간과 마찬가지로 논리적인 대답을 내놓지만 특별한 내용이 없거나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로 김을 빼기도 한다. 사실관계가 틀린 답변도 풀어야 할 숙제다. 100조 개에 이른다는 각 변수에 대한 팩트체크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짜’가 ‘진짜’로 바뀌고 ‘진짜’가 ‘가짜’가 될 우려도 높다. 하지만 챗GPT가 자신의 한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가능성은 무한하다. ‘초지능 세계로의 전환은 인류 역사상 가장 희망적이며 무서운 프로젝트’라는 게 알트만의 이야기다.
중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모옌이 최근 챗GPT로 글을 썼다고 고백했다. 모옌은 상하이에서 열린 한 잡지의 시상식에서 챗GPT가 생성한 글을 축사로 사용했다고 한다. 구글도 최근 AI 챗봇 ‘바드‘의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한민국 AI 대표도시를 묻는 질문에 ‘광주’라는 답도 생성했다. AI의 도움 없이 사람이 직접 쓴 글은 이제 순수 예술로 대접받게 될까. 챗 봇의 시대, 무엇을 쓸 것인지에 대한 주도권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지만, 인간과 AI의 두뇌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 같다.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