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3년새 역대급 홍수·가뭄… 재앙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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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회
“광주·전남 3년새 역대급 홍수·가뭄… 재앙 대비를”
● 기후위기와 홍수대책 토론회
2020년 ‘500년 빈도’의 집중호우
영산강 본류 ‘200→500년’ 상향
광주천 200년 빈도… 침수 취약
역대 3번째 최저강수…가뭄극심
“예측 불능 기후, 대응 서둘러야”
  • 입력 : 2023. 05.23(화) 18:21
  •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
광주시의회는 23일 광주환경운동연합과 공동으로 ‘광주시 기후위기와 홍수 대응 방안은?’을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광주시의회 제공
최근 3년새 광주·전남에 역대급 홍수·가뭄이 발생한 가운데 강도·빈도가 높아지는 기후위기에 대응 없이는 ‘재앙’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0년 발생한 500년 빈도의 폭우가 광주·전남에 발생했지만 지역 주요하천은 여전히 ‘기준 미달’이 많은 데다 올해 닥친 가뭄 또한 중장기 물 관리 대책 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경고 때문이다.

광주시의회는 23일 광주환경운동연합과 공동으로 ‘광주시 기후위기와 홍수 대응 방안은?’을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류용욱 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와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이 발제자로 이름을 올렸다.

심인섭 광주시 자연재난과장, 박창석 기후스마트도시연구단장, 최규현 영산강홍수통제소 예보통제과장,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 박필순 광주시의원(기후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2020년 영산강 홍수 원인 분석 및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류 교수는 2020년 집중호우 당시 영산강·섬진강 유역에서 발생한 주요 침수 피해 등을 조사했다.

그는 당시 두 강 대부분 구간에서 계획 홍수위(계획 홍수량에 해당하는 물의 높이)가 초과했고, 광주는 ‘도심형 침수’, 전남지역은 ‘제방 붕괴 침수’ 유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2020년 8월7일과 8일 사이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에 집중호우로 인해 제방 등 하천 시설물이 유실됐고, 제방 월류 범람, 내부 배제 불량으로 인한 침수 등 큰 수해가 발생했다”며 “집중 호우와 호우 때 (하천 설계 기준에 미달하는 제방 구간의) 취약한 상태가 노출돼 수해 발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당시 집중 호우는 섬진강·영산강 유역의 500년 빈도를 넘는 강수량으로 당시 전국에서 가장 큰 강우 강도를 나타냈다.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는 기후위기 단계 중 일부로 볼 수 있다.

류 교수는 “향후 기후변화는 강수 변동성을 높여 물 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해 재발 방지를 위해 제방과 하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후위기 시대, 도시 홍수 특성 및 대응 전략’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 연구위원은 지난 7일 단비로 해갈된 ‘광주 역대 최악 가뭄 사태’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기후위기 시대 환경에 발맞춰 적응해야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기후위기는 근본적으로 대책을 세우기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광주지역 가뭄은 1995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적은 연 강수량이었으며, 기상 관측 이래 세번째로 적은 연 강수량을 기록했다.

김 연구위원은 타 수원과 연계한 공급 확충과 댐 용수 수요 절감 등 대책을 통해 지역 가뭄을 ‘극복’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후위기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탄력적으로 회복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가뭄은 ‘수요 관리’, 홍수는 ‘리스크 관리’ 등으로 기후위기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산강 본류 광주 도심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200년 빈도에서 500년으로 상향 채택됐다”며 “기후위기로 과거에 없던 큰 규모의 홍수와 집중호우 발생이 증가하는 만큼 ‘피해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중심으로 고민할 때다”고 밝혔다.

이에 최규현 환경부 홍수통제소 예보통제과장은 “AI(인공지능) 홍수 예보를 도입해 홍수 위험과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전국 홍수 취약 지역에 하천 정비와 하수도 개량 예산을 확대 투입하고 국토교통부, 국토관리청, 지자체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위기 상황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최지현 광주시의원(광산구1)은 “2020년에 비가 워낙 많이 와서 ‘사계절이 아니라 우기랑 건기로 나눠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며 “당시 제방 사업을 했어도 미흡해서 피해가 발생한 만큼 광주시가 기후 변화에 따른 계획과 실행, 현장 적용·점검 등을 꼼꼼히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