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시간의 층위 속에서 점철된 광주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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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시간의 층위 속에서 점철된 광주의 문학
층위의 시학
박철영 | 작가 | 2만3000원
  • 입력 : 2023. 07.13(목) 16:09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박철영 평론가 광주·전남 시인들의 작품을 다룬 평론집 ‘층위의 시학’을 펴낸 가운데 13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도선인 기자
박철영 평론가가 첫 번째 평론집 ‘해체와 순응의 시학(2020·인간과문학사)’에 이어 3년 만에 두 번째 평론집 ‘층위의 시학’을 펴냈다. 이번 평론집은 광주·전남 지역 시인들의 작품만을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박 평론가는 시를 두고 ‘계절 속 층위’의 세계라고 했다. 계절의 변화는 충동적인 감성을 자극해 ‘시’라는 형태로 외연을 확장시킨다.

박 평론가는 그동안 시를 쓰면서 지역 시인들의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여겨왔고, 문단에서 소외된 시인들을 주목했다. 말하자면 지역(변방)에서 활동 중인 시인들의 경우 오랜 기간 문학 활동을 했더라도, 중앙문단(서울)에서 주목 받을 기회가 차단된 문단 풍토를 안타깝게 생각했다. 이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고자 비평 활동을 전개하려 한다.

박철영 두 번째 평론집 ‘층위의 시학’ 은 광주·전남 문학의 외연을 확장함은 물론 그 깊이를 조명하고자 했다. 1980년 ‘5월항쟁’을 거치면서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수많은 시인들이 출현했다. 박철영 평론가는 광주·전남 지역 문인들의 시정신과 ‘5월문학’의 위상을 적극 탐구한다.

박철영 평론가의 두 번째 평론집 ‘층위의 시학’은 △제1부 풍경과 사유 △제2부 시적인 것 △제3부 상상력과 상관성 △제4부 형상과 표상 등으로 구성됐다. 1부와 2부는 각 문예지에서 의욕적으로 추천한 시인의 신작시들이 소개돼 있다. 특히 전개되는 시적 흐름이 계절성과 맞닿아 상상력으로 확장되면서 시적 공감으로 어떻게 환기, 발화되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3부와 4부는 계간 시평으로 각 문예지에서 선정한 시에 대한 평론을 실었다. 박철영은 시간과 상관된 계절의 변화 속에서 시인들의 다양한 사유가 감상에 그치지 않고 시적인 상상력으로 어떻게 상징, 발현되는가를 살펴보려 했다. 결국 시의 지점은 계절로 이어지는 시간의 층위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시인의 변별적인 시적 사유에서 발현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제1부 ‘풍경과 사유’에서는 박관서, 김종, 강경호, 조창수 시인 등에 대한 작품론을 실었다. 제2부 ‘시적인 것’에서는 조동범, 정민나, 김수진, 황희경, 이영춘, 허형만 등의 작품을 밀도 있게 평했다. 제3부 ‘상상력과 상관성’에서는 김지란, 이재연, 선종구, 장철문, 문정영, 김금란, 박수림, 주선미, 김은우, 권선희, 김명리, 권오성, 김춘리, 박성규, 이창훈 등의 시세계를 조명했다. 이어 제4부 ‘형상과 표상’에서는 김정옥, 박수원, 곽문호, 오현정, 복효근, 김봄서, 박주이, 서지숙, 권오영, 김영희, 박봉철, 이윤희, 나호열, 김건화 등의 시세계가 당대 시단에 어떤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박철영 평론가는 “지금껏 문예지에 발표해온 원고를 모아 ‘층위의 시학’을 묶어 보았다. 유별한 시인들을 통해 나름의 다양한 모습으로 형상화된 시적인 세계를 만날 수 있었다”며 “시의 고유성은 ‘시간’과 ‘계절’의 중첩인 ‘층위’ 안에서 상상력을 통해 형상화된다. 우리는 시간 속에 살며 변화되는 과정을 단지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문득 실재한 세계의 어딘가에서 ‘시간’을 느껴야만 할 때가 있다. 시간과 계절의 변화 속에서 시인들의 다양한 사유가 감상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상상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철(한국작가회의 이사)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박철영은 중앙(서울)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시인들의 목소리와 몸짓을 자기화하고, 그들이 지닌 문학적 총기를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위용과 공감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했다.

박철영 평론가는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한국방송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이후 2002년 ‘현대시문학’에서 시, 2016년 ‘인간과문학’에서 평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비 오는 날이면 빗방울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월선리의 달’, ‘꽃을 전정하다’ 등이 있다. 산문집은 ‘식정리 1961’ 등을 펴낸 바 있다. ‘순천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계간 ‘시와사람’ 편집위원, ‘현대시문학’ 부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층위의 시학.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