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해학과 풍자…‘수궁 어벤져스’로 재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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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고전의 해학과 풍자…‘수궁 어벤져스’로 재창작
광주시립창극단 제59회 정기공연
9·10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서
1974년 김연수 작 ‘수궁가’ 원작
별주부 충성심 부각 스토리 각색
광대 등 단원 60여명 무대 '눈길'
  • 입력 : 2023. 08.28(월) 17:05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지난 24일 광주예술의전당 국악당 대연습실에서 광주시립창극단 제59회 정기공연 ‘23 별주부전-수궁 어벤저스’의 프레스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다. 도선인 기자
“간을 주면 나는 죽으라고? 에이 찢어 죽일 놈!”

광주시립창극단이 선보이는 제59회 정기공연 ‘23 별주부전-수궁 어벤저스’의 프레스 리허설이 지난 24일 국악당 대연습실에서 진행됐다. 용궁 사람들이 산속에 간을 놔두고 왔다는 토끼의 거짓말에 속아 결국 절체절명의 순간에 빠진 자라. 미리 본 창극의 한 장면임에도 단원들의 연기는 흥이 넘친다. 장면 곳곳 이어지는 광대들의 해설이 극의 몰입감을 더한다.

이번 공연은 오는 9월 9일과 10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두차례 예정돼 있다. 수궁 어벤저스는 판소리 ‘수궁가’와 고전 ‘별주부전’의 이야기를 창극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1974년 처음 무대에서 올려진 김연수 작 수궁가를 원작으로 재창작한 동초제 창극이라 할 수 있다.

원작의 경우 토끼의 팔난과 꾀를 중점으로 서사가 진행됐다면, 이번 작품은 별주부의 충성심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충신인 이순신 장군의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얻어 별주부의 충성심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작품을 각색했다. 원작과 달리 어떻게든 토끼를 도와 용왕의 병을 고칠 묘약을 구해 묵묵히 백의종군하고 수궁을 침입하려 하는 옆 나라의 시국 정보를 입수해 나라를 구한 별주부의 스토리를 추가했다. 꾀를 내어 용왕 사람들을 골리는 토끼의 모습 또한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이번 작품에서 인간에게 입양돼 애완동물이 된 토끼의 여동생 집토끼 역 또한 새롭게 창작됐다. 집토끼는 알고 있는 인간들의 정보를 오빠 토끼와 별주부에게 전해 그들이 고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다. 2023 버전 수궁가에서만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캐릭터다. 아쟁, 가야금, 거문고, 피리, 해금 등 전통악기에 맞춘 한국무용 춤사위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까스로 용궁을 탈출한 토끼가 또다시 독수리에 잡혀 고난에 처하는 장면에서 독수리를 흉내내는 무용수의 춤사위와 표정, 독수리의 대사는 따로 내뱉는 광대의 목소리 연기도 극의 재미를 최대한 끌어 올린다.

무대에는 별주부 역 정승기, 토끼 역 정동렬, 광대 역 박운종, 이상호, 정선심, 이정주, 한혜숙, 이은비 등을 비롯해 창극단원 60여명이 출연하는 대공연이다. 김규형 시립창극단 예술감독을 필두로 재창작 김범수, 연출·구성 박은희, 작창 김소영, 음악감독 김영길, 안무 유홍영 등이 참여했다.

김규형 예술감독은 “내 아버지기도 한 김연수 명창과 이진순 연출이 50년 전 신축국립극장 개관기념으로 선보인 국립창극단 공연을 아들인 내가 대를 이어 재창작하게 돼 매우 영광이다”며 “2023년 버전 수궁가를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 토끼의 꾀보다 별주부의 충성심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재창작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창극 ‘수궁 어벤저스’는 5세 이상 관람가로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이다. 광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