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아재 샤르마 작 명상호흡. 은암미술관 제공 |
예술가는 자기 성찰을 통해 존재에 대한 사유와 고뇌, 질문을 한다. 그리고 이를 개인의 욕구 분출과 억제를 동반한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작품은 스스로 하나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품이 된다는 것은 곧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 참여 청년작가들은 주변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각도로 접근해 작품으로 표현했으며 이러한 개인의 서사는 서로 연결돼 새로운 가능성이 점쳐진 우주를 이룬다.
전시는 △무한성 △내면의 인지 △물질, 공간, 시간 등 세 파트로 나눠진다. 먼저 ‘무한성’에서는 인도 출신의 비 아재 샤르마 작가의 작품이 눈에 띈다. 그는 다양한 예술적 탐구과정을 거쳐 개인, 공동의 퍼포먼스를 실행하고 그것을 아카이브로 남기는 작업을 한다. 우주의 시작과 무한한 확장을 위한 요소로 ‘호흡’에 대한 탐구과정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다.
다음은 ‘내면의 인지’다. 나혜원 작가는 히키코모리적 삶의 경험을 초상화로 표현했다. 사실적 묘사나 완성도 보다는 가볍게 움직이는 순간을 표착했다.
박기태 작가는 흙으로 빚어 만들고 용접의 지난한 과정을 거치는 행위에서 불암함을 마주하다. 반복의 과정에서 몰입상태의 경험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며 과거 기억과 조우할 수 있는 상태를 맞이한다.
정소영 작가는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움직임과 햇볕에 의한 반짝거리는 찰나에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내면 깊숙한 곳의 개인적 이야기들은 곧 수면 위로 올라와 시각화된다. 또 나이프 끝에 담긴 획을 새기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내적 갈등은 치유되고 작업의 고단함은 사라진다.
다음은 ‘물질, 공간, 시간’이다. 백나원 작가는 작품을 제작하다 진행 중인 작품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길을 잃는 순간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내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다시 회귀해 원점으로 돌아간다.
박인선 작가의 물줄기 시리즈는 무형의 물이 갖는 자유로운 물성을 특징으로 한다. 기존에 작가가 유지해온 직선을 사용한 경직된 작업의 형태를 깨트리는 시도로 의식이 확장되는 계기가 된다.
서지수 작가는 AI기술에 대해 대하면서도 우려를 표한다. AI기술은 정보에 접근하는 것의 용이성과 그것이 인간의 상호작용을 대체할 가능성을 동시에 지녔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공간의 커서는 인간이 하고자 하는 것들을 직접 시행하는 가상 속 주체가 되는 이미지이다. 현실 공간의 사람이 아닌 디지털 공간의 커서 이미지 시점에서 보이는 화면이 관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연구원(박주영, 최인영, 신춘성)들의 실감형 전시콘텐츠도 선보인다. 소망과 염원을 담아내는 민간신앙인 ‘돌탑 쌓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콘테츠를 만들었다. 체험은 일일 3회(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3시 30분) 진행된다. 참여 신청은 은암미술관(062-226-6677)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