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WBC 대표팀’ 나성범·이의리·양현종, 시작부터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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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WBC 대표팀’ 나성범·이의리·양현종, 시작부터 꼬였다
KIA타이거즈 2023시즌 결산-호랑이 군단 왜 6위 그쳤나?②
나성범, 대회 도중 종아리 부상
시즌 중 햄스트링 부상도 연관
이의리·양현종 릴레이 부진 늪
대표팀 소집 시즌 준비 어려움
  • 입력 : 2023. 10.24(화) 17:41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외야수 나성범이 지난달 1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 홈경기 2회말 2사 3루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발등을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는 장정석 전 단장의 금품 요구 파문으로 어수선하게 시즌에 돌입했지만 그 분위기 뒤에는 더 큰 악재가 숨어있었다. 나성범부터 이의리, 양현종까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섰던 선수들이 줄지어 이탈하며 대표팀 차출 여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가장 먼저 타선의 핵심인 나성범이 전력에서 빠졌다. 나성범은 대표팀 해산 직후인 지난 3월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출장할 예정이었으나 급히 제외됐다. 나성범은 훈련 도중 왼쪽 종아리에 불편함을 느꼈는데 앞서 WBC 체코전부터 증상이 시작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나성범의 종아리 부상은 가벼운 수준이 아니었다. 개막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며 4월초 정밀 검진 결과 종아리 근육 손상 진단으로 4주 휴식 소견을 받았고, 일본에서 집중 치료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5월 말 근력 강화 운동과 기술 훈련, 러닝 훈련 등을 시작했고 6월 20일 퓨처스리그를 통해 실전 복귀 후 3일 뒤 1군에 콜업됐다.

이 사이 KIA는 중위권과 하위권을 오가며 중심 타자인 나성범의 공백을 고스란히 체감했다. 이우성과 고종욱, 이창진의 분전에도 지난해 KIA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에 나서 팀 내 최고·최다인 타율 0.320, 180안타, 21홈런, 97타점, 92득점을 생산한 나성범이기에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성범의 종아리 부상 여파는 시즌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나성범은 지난 19일 LG트윈스와 경기 중 주루 과정에서 우측 햄스트링이 손상되며 10~12주 휴식 소견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재발 우려가 컸던 왼쪽 다리로 인해 반대 발에 부담이 가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KIA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지난 8월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 홈경기 2회초 2사 3루에서 김민성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이의리와 양현종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투수들은 시즌 준비 과정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대회 전부터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에 악천후가 이어졌고, 귀국 편의 기체 결함과 시차 적응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선수들을 괴롭혔다.

이의리는 시즌 초반부터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4월과 5월 10경기 선발 등판에서 볼넷 37개를 내주며 다섯 차례 조기 강판을 당했고, 6월에도 5경기 선발 등판에서 볼넷 23개를 내주며 세 차례 조기 강판됐다. 결국 한차례 1군에서 자리를 비웠고, 이 가운데 팀 내 최다인 11승을 책임진 부분은 기적에 가까웠다.

양현종은 4월과 5월 8경기 선발 등판에서 3승 1패를 챙겼고, 다섯 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지만 여름 들어 후유증이 나타났다. 6월초 롯데와 SSG전에서 각각 9실점, 7실점으로 연속 대량 실점하며 고비를 맞았고, 8월 15일 키움전에서 7실점하며 역시 한차례 1군에서 말소됐다.

양현종은 이 여파로 9시즌 연속 10승 도전이 무산됐다. 가을 들어 반등에 성공하며 시즌 최종전에서 9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올 시즌 9승 11패에 그쳤다.

KIA는 WBC 여파로 중심 타자를 잃었고 주축 투수들 역시 흔들렸다. WBC는 4년 주기로 열리는 만큼 올겨울에는 호주 캔버라에서 나성범과 이의리, 양현종 모두 온전히 시즌을 준비할 전망이다. 이들이 이번 겨울을 제대로 준비해 부활해야 KIA의 다음 시즌 우승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