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와 기술로 구현한 미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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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아트와 기술로 구현한 미래 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진동하는 경계들’
오는 26일까지 정나영 작 ‘몬스터’
내달 17일까지 김설아 연작 ‘구멍’
순천대 콘텐츠 전문인력 양성 협업
  • 입력 : 2023. 11.08(수) 16:50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정나영 작 ‘몬스터’.
전남도립미술관은 확장현실 기술이 결합된 기획전시 ‘진동하는 경계들’을 두차례 기간을 나눠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스마트 뮤지엄존 구축과 더불어 확장현실 전반을 이해하는 전문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자 진행됐다. 특히 작품과 기술을 접목한 실험적인 융합 콘텐츠를 전시를 통해 실연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는 정나영, 김설아 등 2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전남도립미술관 1층 ‘기증전용관’에서 두 작가의 개인전시가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정나영 작가는 오는 26일까지 테크놀로지 아트로 변화된 작품 ‘몬스터’을 선보인다. 가시가 돋은 것 같은 흙으로 만들어진 동그란 몬스터에 수많은 눈이 달려있다. 이 몬스터는 런웨이를 걷는 것처럼 보이는 하이힐을 신은 대상을 따라가며 시선을 둔다. 시선을 받으며 좁디 좁은 위험한 길을 걷는 여성의 불안하고 아슬한 상황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이는 인간관계로부터 나오는 불안함을 상징한다. 관람객에게 개인과 사회, 정체성과 타자, 그리고 보호와 관찰자 간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할 여지를 준다. 이 작품은 흙을 주재료로 해 특성상 직접 만지지 않으면 그 촉감을 느끼기 어렵다. 정 작가는 가상의 세계에서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감각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드러내며 이번 작업에 참여했다.

김설아 작 ‘아홉 개의 검은 구멍’.
김설아 작가는 오는 28일부터 12월 17일까지 관련 전시를 연다. 확장현실 융합으로 새롭게 매개된 ‘아홉 개의 검은 구멍, 숨소리’는 작가가 2019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아홉개의 검은 구멍(징후, 소문, 무너진 음성, 숨소리, 흉흉, 분열)’으로 이뤄진 연작 중 하나다. ‘아홉 개의 검은 구멍’은 눈, 코, 입, 귀, 요도, 항문과 관련이 있다. 인간이 가진 연약한 구멍을 통해 곳곳에 번져있는 폐허 위의 복잡한 타자(他者)들을 끊임없이 연계하고자 했다.

관람객들은 실제 작품 이미지 위에 맵핑된 영상을 통해 크기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구멍을 만져볼 수 있다. 그러한 구멍들의 각기 다른 숨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열려있는 구멍과 되풀이되는 상흔으로 환원된 인간의 몸이 어쩌면 다른 존재의 고통을 감각하는 통로일 수 있음을 생각한다. 김설아 작가는 여수 출생으로 고향을 떠나 여러 도시에 머물며 모두가 떠나도 여전히 남겨진 아주 작은 존재들과, 본래의 몸으로부터 허물어진 채 이곳저곳을 부유하는 연약한 존재들에게 관심을 두고 언어화되지 못한 소리를 증언하는 작품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순천대학교 산학협력단(영상디자인학과 김동조·양한빈 교수)과 지역 벤처기업인 ㈜에스씨크리에이티브(이복은 대표)이 함께 추진한 ‘문화콘텐츠 R&D 전문 인력 양성 사업’의 일환이다. 전남도립미술관과 위 기관은 기술의 발달로 물리적인 공간과 방문을 전제로 하는 기존 미술관의 미래 사회 역할과 기능을 재탐색하며, 다양하고 확장된 예술작품 감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 참조.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