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한규빈 기자의 OK!NAWA>‘마운드 개편’ 호랑이 군단, 키워드는 소통 - 이동걸 불펜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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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전남일보]한규빈 기자의 OK!NAWA>‘마운드 개편’ 호랑이 군단, 키워드는 소통 - 이동걸 불펜 코치
10년 몸담은 한화 떠나
KIA서 새로운 문화 경험
투구 데이터 활용 강점
“좋은 습관 만들어줄 것”
  • 입력 : 2023. 11.16(목) 16:39
  • 오키나와=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이동걸 코치(오른쪽부터)가 지난 13일 오키나와 킨 구장 보조 운동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서 투수 장민기, 윤영철에게 조언을 전해주고 있다. 한규빈 기자
KIA타이거즈는 올 시즌 가을야구 탈락 이후 유일하게 마운드에 대해서만 변화를 줬다. 코칭스태프 구성에 있어서 서재응 투수 코치와 곽정철 불펜 코치 모두 결별했고, 정재훈 투수 코치와 이동걸 불펜 코치를 영입했다. 또 정명원 잔류군 투수 코치와도 재계약을 포기하며 투수 파트에 있어서만 족집게 교체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영입된 이동걸 코치는 한화이글스에서 선수부터 전력분석원, 불펜 코치, 피칭 퍼포먼스 코치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던 지도자였다. 이 코치는 지난 200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전체 52번)로 삼성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은 뒤 2013년까지 일곱 시즌 간 활약 후 2차 드래프트로 한화로 적을 옮겼다.

이후 2018년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은퇴 후 전력분석원으로 두 시즌 간 현장 경험을 쌓았고, 2021년 1군 불펜 코치로 발돋움했으나 KIA의 러브콜을 받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이 코치는 현재 KIA의 마무리 훈련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남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선수 시절부터 KIA와 인연이 없어 제안을 받고 놀랐고 고민도 많이 했다”며 “새로운 선수와 문화를 접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다.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나아갈 방향을 공유하는 것이 엄청난 행복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KIA타이거즈 이동걸 코치가 지난 12일 오키나와 킨 구장 실내 운동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서 투수들에게 조언을 전해주고 있다. 한규빈 기자
이 코치는 현재 적응의 시간을 갖고 있다. 마무리 훈련 직전에 KIA와 계약을 체결했고, 호랑이 가족 한마당에 앞서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진 뒤 곧바로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향한 탓이다. 훈련이 끝나면 숙소에서 선수들의 자료를 분석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한화에 있을 때는 한화 선수만 봤다. 소속 팀 선수들의 방향성만 생각했고, 그렇기에 한화 선수들의 자료만 찾았다”며 “현재로서 기아 선수들의 장단점이 어떻다고 판단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마무리 훈련에 와서 제가 보고 싶은 것들을 바탕으로 구단이 가진 자료들을 보면서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다”며 “자료들을 보고 실제로 선수들이 하는 모습도 보면서 훈련에 대입했을 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향성을 도출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코치는 아직 적응기에 있지만 기아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다고 했다. 그리고 그 선수들에게 자신의 색깔을 입히기보다는 본인들이 하고 싶은 야구를 하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투수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더 큰 시너지를 폭발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 코치는 “기아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 것은 확실하다. 이 선수들이 새 코치가 왔다고 해서 새로운 야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재훈 코치님과 저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자기가 야구를 먼저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어 “이후에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들을 더하면 더 큰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과 남이 시키는 것을 하는 건 다른 문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걸 이 시기에 선수들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KIA타이거즈 이동걸 코치(왼쪽)가 지난 14일 오키나와 킨 구장 보조 운동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서 투수 최지웅이 불펜 투구를 마친 후 조언을 전해주고 있다. 한규빈 기자
또 소통 역시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적극적이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 이를 통해 좋은 습관을 만들고 마운드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선수들도 저도 서로를 파악하는 단계지만 자유롭게 코치진과 선수들이 토론할 수 있는 문화가 돼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야구장 안팎에서 자유롭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편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훈련 전 목적성을 얘기해 준다. 훈련을 통해 이런 부분을 얻을 것이라는 이야기다”며 “훈련 후에는 느낀 감정을 먼저 들어보려고 한다. 선수의 느낌과 제가 지켜본 느낌이 일치가 되는지에 대해 보고, 선수가 좋다고 했을 때는 무언가 얘기하기 보다 안 좋다고 했을 때 제가 느낀 점을 얘기하면서 접점을 찾으려 한다”고 부연했다.

이 코치는 투수들이 하고 싶은 야구를 확실히 정립해 줄 구상이다. 투수들이 하고 싶은 야구를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시즌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선수들은 매년 야구를 해야 하고, 올해보다 내년에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며 “많은 훈련량보다는 좋은 습관을 통해 좋은 메커니즘이 만들어지도록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마무리 훈련이 끝나면 비시즌을 보내야 하고 스프링 캠프에서는 개막을 준비해야 한다”며 “스프링 캠프에서 준비를 하고 보완을 하려면 이미 늦다. 스프링 캠프는 진짜 준비를 해야 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야구와 보완하고 싶은 점을 지금 반드시 정립해 봄에 실행에 옮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오키나와=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