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고산자처럼 발품팔아 찾아낸 광주 최초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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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고산자처럼 발품팔아 찾아낸 광주 최초 흔적들
광주최초1
김경수 | 향지사 | 2만8000원
  • 입력 : 2024. 01.04(목) 17:24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광주최초1.
1966년 광주 동구 계림동에 지어진 미도아파트. 책 발췌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 소장.
광주 최초의 아파트, 시장, 고가도로, 학교, 시내버스, 수영장, 교도소….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 소장이 ‘광주땅 최초 이야기’ 2024년 개정판을 발간했다. 책에는 광주 최초를 찾는 떠난 김 소장의 지리여행이 펼쳐진다.

책은 광주 최초 아파트 소개를 시작으로 지역 최초 신문사에 이르기까지 35개 주제의 다양한 최초 이야기가 실렸다. 첨부한 지도와 사진은 사료적 가치를 더하는 동시에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광주 최초를 찾기 위해 방대한 자료와 수많은 땅 이력서를 열람하는 등의 연구와 취재를 했다. 김 소장은 광주 최초를 찾고자 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광주문화재단 제1회 박선홍 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광주 최초 아파트는 1966년 동구 계림동에 지어진 미도아파트다. 3층 27세대 규모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다. 광주에서 본격 아파트 시대를 연 것은 광천시민아파트다. 뒷켠에 위치한 광천동 성당에 들어서면 들불야학 흔적이 새겨져 있는 곳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실질 민간 아파트 시대가 열린다. 서구 양동에 우진아파트와 삼익맨션, 동구 금남로3가에 금남맨션 등이 그 예다. 이후 운암주공 1~3단지 등이 건설되면서 아파트 바다를 이루게 된다.

광주 최초의 대학은 1946년에 문을 연 광주의과대학(관립대학)이다. 이후 광주의과대학은 1952년 전남대학교 통합돼 지금의 모습을 띠게 된다. 민립대학으로 역시 1946년 문을 연 조선대학교고 광주의 최초 대학의 시초라 할 수 있다. 광주교대, 광주대, 광주여대, 호남대 등의 대학이 차례로 문을 열었고 마지막으로 1995년에 문을 광주기술대학원(GIST)까지 광주의 대학 라인이 정리된 것. 책에 함께 실린 대학들의 옛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1950년대 동방극장과 광주극장. 책 발췌
요즘 영화관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CGV가 다지만, 그시절은 아니었다. 광주 최초 가설극장은 1908년 동구 황금동에 있었던 고사옥이다. 최초 상설영화관은 1927년 동구 충장로 1가에 선 광남관이다. 이후 광남관은 제국관, 공화극장, 동방극장, 무등극장 등으로 이름을 바뀌어 운영됐으며 1912년 역사의 뒤안길로 영원히 사라졌다. 아직 현존하고 있는 광주극장은 1935년 10월 초 문을 열었다. 1999년 충장로5가에 문을 연 엔터시네마는 광주 최초 멀티플랙스 영화관이라고 한다.

예향의 도시 광주의 최초 미술관은 어디일까? 광주 최초 미술관은 1974년 9월 25일 동구 금남로에 있는 전일빌딩 2층에서 개관한 ‘전일미술관’이었다. 당시 허백련 고서화 84점을 전시해 관람객 발길을 이끌었다. 광주시는 1960년대 광주공원 박물관과 동구 황금동 학생회관에 미술전시관을 뒀다. 전문 시립미술관을 조직하고 개관한 때는 1992년이다. 북구 운암동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최초의 국내 지역 공립미술관인 광주시립미술관이 문을 연다. 광주시립미술관은 2007년 현 위치인 중외공안 안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이외에도 책에는 상수도, 은행, 복지시설, 공원, 방송국, 지역신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초 발자취가 담겨져 있다. 광주 최초,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도시의 최초를 캐낸’ 이력이 될 책이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