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야만의 시대 '화해와 포용 DJ정신'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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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전남일보]야만의 시대 '화해와 포용 DJ정신'이 그립다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영화 ‘길위에 김대중’ 등 생애 조명
6일 일산서 각계각층 참여 기념식
“정치실종시대 협치실천 길 찾아야”
  • 입력 : 2024. 01.04(목) 18:18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화해와 통합의 시대를 열었던 김대중(DJ)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평화와 통합을 강조했던 ‘DJ정신’은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된 오늘날 국내 정치에서 반드시 되새겨야 할 덕목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뤄낸 대통령. 민주화와 남북을 비롯한 국제 평화 증진,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에 헌신한 그의 생애를 조명한 도서와 다큐멘터리 영화 등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독재·군부정권의 그늘 아래 있던 호남의 희망이자 자부심이었던 김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호남을 비롯한 전국에서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길위에 김대중’은 청년 사업가 출신의 김대중이 갖은 고초를 겪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부터 1987년 대선 후보로 나서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특별 후원 시사회로 이미 1만명 이상의 관객에게 공개되며 본 개봉 전부터 반응이 뜨겁다. 특히 최근 흥행에 성공한 ‘서울의 봄’의 시대적 배경인 군부정권 이후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시대 정신과 국내 정치 구도 등을 김대중의 생애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을 비롯한 전국에서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6일 오후 2시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야를 막론한 전·현직 국회의원과 사회 원로 및 각계 대표가 참석해 그의 삶과 업적을 기릴 예정이다.

기념식을 준비해 온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김 전 대통령의 통합과 평화의 정신에 따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기약하기 위해 각계각층을 총망라해 범국민적 기구로 추진위를 구성하고, 그 수가 1만명에 달하는 만큼 만인이 참여하는 국민통합 대잔치로 기념행사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전남에서는 5일 김대중 100주년 기념식을 비롯해 기념영화 상영, 김대중 리더십 아카데미,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올해 청소년 평화비전스쿨, 김대중 평화캠프 등 기념사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어느 때보다 화해와 평화, 통합을 강조한 ‘DJ정신’이 재조명되며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곁을 지켰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살아계실 때와 같이 지금도 매일 아침 일정에 나서기 전 김대중 대통령과 대화를 한다. 내가 해야 할 언행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되는 현안에 대해 그분이라면 어떤 답을 내리실까 생각해 본다”며 “여야는 물론 같은 당내에서의 분열까지 심각한 상황에서 자신의 원칙만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방과 국민을 끝까지 설득, 통합한 DJ정신은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진 전 김대중 정부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김대중 대통령은 철저한 정치인이었다. 공정과 상생의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가 바로서야 하고 나쁜 정치를 바꾸려면 그 또한 정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했다”며 “극한 대결과 반목의 정치 실종 시대에 포용과 협치의 DJ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하는 정치 복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정현 김대중평화회의 홍보위원장은 “국가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가 어떻게 대한민국을 바꿨는지, 국민 통합의 정치가 어떤 의미인지 잘 생각해봐야 할 때”라며 “김대중 대통령을 기억하며 지혜를 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러한 시대적 요청 속에서 그의 탄생 100주년이 국민들에게 각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