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전일광장·정상연>성공(成功), 그 빛나는 성장통에 함께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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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전일광장·정상연>성공(成功), 그 빛나는 성장통에 함께 하는 것들
정상연 전남과학대 겸임교수·문화학박사
  • 입력 : 2024. 01.29(월) 13:23
정상연 교수
“어 야! 참말로 잘했네. 자식 농사 진짜로 잘 지었구먼, 자네는 성공했네! 그려. 부럽네, 부러워.” 필자가 어느 모임에 참석했을 때, 옆자리 지인들의 왁자지껄한 대화 일부이다. 내용인즉슨 취직 준비로 몇 해를 고생했던 자녀가 보란 듯이 취업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서울 명문대를 나왔지만 여러 번 실패했다가 최근 공기업에 들어간 것이다. 참으로 기쁘고 축하할 일이다. 밤낮으로 고생해 얻은 결실이기에 그 멋진 발걸음에 박수를 보낸다.

2024년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필자의 마음 한구석은 개운치가 않았다. 매스컴이나 여러 보도에 따르면 올해의 경기지수도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일자리를 얻기 위한 젊은이의 몸부림은 계속되고 있고 여기에 고령자들도 가세하여 고군분투하고 있다.

청년들의 취업 과정을 살펴보면 상상 그 이상이다. 관련 자격증은 물론이고 어학을 비롯한 대외활동, 봉사활동, 인턴과정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도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 ‘취업 성공’, 절대 만만치 않은 과정이다.

그렇다면 성공이란 과연 무엇인가? 좋은 직장에 다니거나 높은 권세와 많은 부를 축적하는 것이 성공이란 말인가? 좋은 집에서 비싼 옷을 입고 산해진미로 배를 채운다면 성공한 것인가?

인간은 누구나 살아오면서 겪은 개인적인 경험으로 인해 내면화한 성공의 내용이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물질적 풍요로움과 명예, 안정적인 직장이 성공의 기준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이에게는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성공일 수 있다.

누구나가 성공하기를 원하고 성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목적한 바를 이룬다는 뜻의 ‘성공’이란 단어는 노력에 대한 증표이다. 성공은 결심에 대한 실천이며 수적석천(水滴石穿)의 근원이다. 그래서 ‘아무나’나 ‘누구나’가 아닌 피와 땀이 묻어나는 성실을 발판삼아 노력한 자만이 얻는 달콤한 열매인 것이다.

류인현(‘거북이는 느려도 행복하다’의 저자)은 성공이란 단어를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 비유하고 있다. 거북이는 이 경주에서 자신을 평가절하하지 않고 그렇다고 교만하지도 않고 내면에서 자기의 정체성을 찾았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자신의 느림을 알고 있었기에 애당초 토끼와 비교하지도 않았다. 그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목적지를 향해 성공이란 깃발을 꽂고 싶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정해진 시간 속에서 그것이 무엇이든 목적을 지향한다. 하지만 그 목적을 향해 나가는 일련의 행위가 결코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목표를 향한 걸음걸음에는 자기충족의 성실함과 심미적 이성이 작용해야 한다. 그것을 장착하더라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고단하며,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실패와 좌절이 따른다. 심리적 여유를 잃고 자신을 괴롭힐 수도 있고, 삶을 놓아버릴 정도로 깊은 절망감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곁에는 예술이란 보물이 있다. 심리적 여유를 잃고 헤맬 때, 절망에 빠지고 혼자라는 고독감에 휩싸일 때, 예술은 한 존재를 위로하고 지친 나를 치유하며 용기를 준다. 좋은 음악과 시 한 편, 나를 일깨우는 소설 속 한 문장. 그걸 통해 좌절감을 씻어내고 다시 힘을 내어보는 것이다. 인간이 목표를 가지고 걸음을 옮기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 그 빛나는 성장통이 성공이란 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각자 정한 목표가 있을 것이다. 사소한 것부터 원대한 것까지. 지금부터 각자의 성공이란 푯대를 향한 걸음을 실천에 옮겨보자. 절대 다급하지 않게, 목표에 매몰되지 말고 예술을 마음에 담는 여유와 즐거움을 누리며 자신만의 목적지를 향해 거북이처럼 나아가 보자.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