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창설 30돌’ 광주비엔날레, 伊서 아카이브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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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전남일보]‘창설 30돌’ 광주비엔날레, 伊서 아카이브 특별전
4월18일~11월24일까지 진행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 선정
3개섹션 전시 30년역사 조망
민주·인권·평화가치 공유의 장
  • 입력 : 2024. 02.01(목) 00:00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오는 4월 18일부터 11월 24일까지 221일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일 지아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에 전시될 백남준의 ‘고인돌’. 광주비엔날레 제공
창설 3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베니스 현지에서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을 선보인다.

(재)광주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Madang-Where We Become Us)을 오는 4월18일~11월24일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 일 지아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에서 개최한다. 광주비엔날레가 창설 30주년을 맞아 기획한 ‘마당-우리가 되는 곳’전시가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 30개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이뤄졌다.

●인류 공동체 마당 역할 ‘광주비엔날레’

1994년 창설된 (재)광주비엔날레는 민주, 인권, 공동체 등의 가치를 내포하는 ‘광주 정신’과 예술의 접목에서 출발해 1995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 미술 비엔날레로 광주비엔날레를 성장시켜왔다.

‘마당-우리가 되는 곳’ 전시는 광주비엔날레 창설 이후 축적된 아카이브 자료들과 소장품, 그 의미를 확장하는 작품들이 공명하면서 광주비엔날레가 30년 동안 지향해온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마당’으로 예술의 힘과 가능성을 보여 준다.

광주비엔날레의 역사를 선형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이 아닌 광주 정신을 조망하면서 광주비엔날레의 동시대적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는 데 기획 의도를 두고 있다.

전시 제목인 ‘마당’은 한국어로 ‘으뜸이 되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한국 전통 가옥에서 마당은 만남이 이루어지는 소통 공간이자 마을의 대소사를 결정하고 잔치를 열기 위한 장소다. 그동안 광주비엔날레 또한 시각 예술을 통해 인류 사회 담론의 장이자 다양한 화두가 발화되는 장으로 ‘마당’ 역할을 해왔다.

광주비엔날레가 전시 주제로 다뤄 온 기후 위기, 인종, 젠더, 민주주의 등의 의제는 지리적 경계를 넘어 행성적 관점에서 인류의 미래를 재조직화해보려는 시도였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30년 동안 광주비엔날레는 광주에서 시작해 아시아, 지구라는 공동체까지 아우르면서 다양함을 추구해 왔으며 인류 문명사에 전위적인 화두를 발신해왔다”며 “베니스비엔날레 기간과 연계해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을 통해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의미를 되새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4월 18일부터 11월 24일까지 221일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일 지아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에 전시될 크초의 ‘잊어버리기 위하여’. 광주비엔날레 제공
● 광주비엔날레 연대기·소장품·아카이브 ‘세 개 섹션 전시’

‘마당-우리가 되는 곳’전시는 세 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섹션은 광주비엔날레 연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며진다.

광주비엔날레 역사를 개괄하고 비엔날레 변화를 살핀다. 역대 전시 포스터를 포함해 예술 감독 및 큐레토리얼 팀, 전시 주제, 참여 작가 목록, 전시 장소를 표기한 광주시 지도 등을 전시해 광주비엔날레가 그동안 구현해온 열네 번의 마당을 소개한다. 다큐멘터리 ‘광주비엔날레, 30년의 시선’은 인터뷰 형식을 통해 광주비엔날레의 발자취와 의미를 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논의한다.

두 번째 섹션은 광주비엔날레 소장품과 그 의미를 확장하는 세 명의 한국 여성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제1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백남준의 ‘고인돌’(1995)과 크초의 ‘잊어버리기 위하여’(1995) 등 두 작품을 비롯해 광주비엔날레가 지향해 온 가치를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고인돌 거석 형태로 쌓인 TV와 장독과 같은 한국 전통 오브제가 병치되어 설치된 ‘고인돌’은 5·18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광주 공동체를 기리는 의도로 제작됐다.

크초의 ‘잊어버리기 위하여’는 쿠바에서 보트로 탈출했던 난민 공동체의 삶을 은유한다. 크초는 해외로 이주하는 사람들, 일명 ‘보트 피플’이 남기고 간 뗏목, 타이어, 낡은 배 등 쿠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물을 재료로 활용, 그들의 긴박하고 위험한 탈출과 위태로운 삶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광주비엔날레 역사와 방향을 집약하는 두 작품은 다른 작품과 함께 전시돼 의미가 상호작용하면서 광주비엔날레의 지향점인 공동체와 연결된다.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던 김실비, 김아영, 전소정 여성작가가 참여해 전시품이 형성하는 의미를 재창안한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소장 유물로 광주 정신을 보여 주는 ‘양은 함지박’도 전시된다. 이 유물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어머니들이 시민군에 나눠 주기 위해 만든 주먹밥을 담았던 함지박으로 광주 공동체를 상징한다.

세 번째 섹션은 아카이브 섹션으로 광주비엔날레 행보를 담고 있는 소장 자료들을 전시한다. 전시 포스터, 티켓, 리플릿, VHS, CD, 전시 도면 등의 역사적 실물 자료를 비롯해서 디지털화된 소장 자료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