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생생한 삶…울산 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됐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일반
선사시대 생생한 삶…울산 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됐다
  • 입력 : 2025. 07.12(토) 17:32
  • 김성수 기자·연합뉴스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다양한 그림. 국가유산청 제공
선사시대 바위그림 유산인 ‘울산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한국은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회의에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암각화를 포함한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두 유산은 선사시대부터 신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6000년 동안 이어진 한반도 암각화 전통을 보여주는 대표 유적으로, 유네스코는 “탁월한 관찰력과 독창적 구성으로 고대인의 예술성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울산 울주군 반구천 절벽에 위치한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발견됐으며, 약 4.5m 높이의 바위면에 고래, 사슴, 호랑이 등 300점이 넘는 그림이 새겨져 있다. 특히 50여 마리의 고래가 묘사된 장면은 인류 최초의 고래사냥 기록으로 주목받는다.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대곡리에서 2㎞ 떨어진 지점에 있으며, 높이 약 2.7m, 너비 10m 바위에 600점 이상의 도형과 문자, 그림이 새겨져 있다. 신라 법흥왕 시기 각석과 청동기 시대의 추상적 문양이 함께 확인돼 역사·미술사적 가치가 크다.

두 유산은 2010년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오른 뒤, 15년 만에 정식 등재됐다. 하지만 대곡리 암각화는 1965년 완공된 사연댐 영향으로 수위 53m를 넘을 경우 매년 수십 일씩 침수되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에 세계유산위원회는 “사연댐 공사 진행 상황을 세계유산센터에 정기 보고하라”며 “유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계획도 사전 공유하라”고 권고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을 설치해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등재로 한국의 세계유산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으로 늘었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시작으로, 이번 반구천 암각화까지 포함된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등재까지 쉽지 않은 길이었다”며 “반구천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잘 보존하고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