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대유 임금체불, 손 놓고 보고만 있을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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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대유 임금체불, 손 놓고 보고만 있을텐가
정당한 노동자 눈물 닦아줘야
  • 입력 : 2024. 02.12(월) 17:23
대유위니아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계열사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임금체불로 고통을 겪는다는 소식이다. 민족의 대명절인 설을 보내면서도 정당하게 일한 대가를 받지 못해 차례상은 커녕 고향마저 찾지 못한 체불임금 노동자의 아픔이 안타까운 일이다.

당장 하남산단 한 공장의 경우 위니아딤채와 거래하며 거둬들인 연매출 규모가 200억여 원에 이르렀지만, 법정관리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지난 해 위니아딤채를 상대로 얻은 매출은 50억여 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나마 미수금이 30억 원 대에 이르는 형편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회생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수 개월 째 임금을 받지 못한 위니아 계열사 노동자들의 피해도 막심하다. 노조는 지난해 11월 6일 기준으로 위니아전자와 위니아딤채 등 위니아 5개사의 임금 체불액이 708억 원, 현재는 1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위니아 5개 계열사의 주요 생산 거점은 광주다. 업계에서는 180여 개 협력업체가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하면서 연쇄 도산으로 인한 지역 경제 침체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사업자가 고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김학구 금속노조 위니아딤채 지회장은 ‘박영우 대유 회장이 지난해 자신 소유 골프장을 매각하고 1200억 원의 현금을 마련했지만 실질적으로 임금체불에 쓴 금액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체불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고 노동자들과의 대화의 장에도 나오지 않는다는 게 노조의 하소연이다.

임금 체불은 노동자 개인을 넘어 한 가정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다. 장기간 고정수입이 끊긴 노동자는 빚으로 버틸 수 밖에 없고 이렇게 커진 빈부 격차는 사회 갈등으로 이어진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체불이야말로 가정과 지역경제를 넘어 국가의 안정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으로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도 필요하다.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이렇게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