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 비싼 질화갈륨 반도체 `무한 재생’ 시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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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지스트, 비싼 질화갈륨 반도체 `무한 재생’ 시대 열었다
  • 입력 : 2024. 02.14(수) 14:06
  •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이동선 지스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곽희민 박사과정생.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주목받는 질화갈륨(GaN) 반도체를 산업현장에서 복사하듯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이동선 교수(반도체공학과장) 연구팀이 금속유기화학 기상증착법만으로 질화갈륨 반도체 원격 호모(homo)-에피택시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반도체 물질을 아주 잘 정렬된 형태의 박막으로 성장시키는 에피택시 기술은 반도체 제작에 필수적이다.

지난 2017년 MIT 김지환 교수 연구팀이 분자 빔 에피택시법을 활용해 기존의 난관을 뛰어넘을 수 있는 ‘원격 에피택시’ 기술을 제안해 크게 주목받았다.

김 교수팀이 제안한 ‘원격 에피택시’ 기술은 웨이퍼 위에 그래핀처럼 매우 얇은 2차원 물질을 형성하고 그 위에 반도체 물질을 성장시키는 독특한 방식이다.

웨이퍼의 특성을 그대로 복사한 박막 형태의 고품질 반도체 물질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웨이퍼에서 ‘박리(떼어냄)’까지 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웨이퍼를 무한히 재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분자 빔 에피택시법과 금속유기화학 기상증착법을 함께 사용해야만 질화갈륨 원격 에피택시 기술 구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유기화학 기상증착법만 원격 호모-에피택시 기술에 적용할 경우 고온 성장 조건에서 질화갈륨 웨이퍼 표면이 분해되어 2차원 물질 삽입층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이동선 교수팀은 산업계에서도 널리 활용하고 있는 금속 유기화학 기상 증착 방식만으로 2차원 물질이 형성된 질화갈륨 웨이퍼 위에 저온 질화갈륨 완충 층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2차원 물질을 완벽히 덮어 보호하는 방식으로 질화갈륨 반도체를 성장시켜 박리할 수 있는 질화갈륨 원격 호모-에피택시 기술을 최초로 구현해 낸 것이다.

이로써 결정성이 높고 값비싼 질화갈륨 반도체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질화갈륨 원격 호모-에피택시기술을 구현한 것으로,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이 기술을 토대로 향후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마이크로 LED 및 차세대 질화갈륨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지도하고 곽희민 박사과정생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오상호 교수 연구팀의 협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 사업과 개인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을 받았다.

재료과학·화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지난해 12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