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제노사이드 |
제 1부는 ‘증오의 시대’로 열었다. 여기서 ‘증오의 시대’란 우선 2010년대를 특정한다. 동시에 로힝야 제노사이드 전반의 세월을 은유하는 표현으로 봐도 무방하다. 2010년대 미얀마가 소위 ‘민주화 이행기’를 지나며 ‘개혁’과 ‘개방’ 두 단어가 ‘미얀마’라는 국가명의 수식어로 따라다니던 시기다. 군인 출신 테인세인 대통령의 ‘준 민간정부(2011~2015)’가 그 10년의 앞부분을 채웠고 나머지 후반 5년은 아웅산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정부(2016~2020)’가 채웠다. 아웅산 수치 정부는 1962년 네윈의 군사 쿠테타 이후 들어선 최초의 민간정부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분명히 짚어야 할 점이 있다. NLD 정부는 2008년 군정헌법에 따라 사실상 군과 권력을 분담해야만 했던 ‘하이브리드형 민간정부’였다는 점이다.
2010년대는 ‘민주화’ 바람을 타고 스며든 ‘표현의 자유’가 악랄하게 남용된 시대이기도 하다. 로힝야를 향한, 미얀마 무슬림 커뮤니티를 향한 혐오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됐고 폭력적으로 분출됐다. ‘로힝야 제노사이드’ 프레임으로 보자면 그 시대는 증오의 시대였다. ‘민주화’ ‘개혁’이 지배 담론이었을 지는 몰라도 그 ‘민주화’는 군부가 ‘기획’한 것이었고 ‘개혁’은 ‘위로부터의 개혁’이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이를 두고 제노사이드가 가능한 전방위적 배경이 형성됐다고 해석한다.
제2부에서는 로힝야 박해의 확장 버전으로 2013년 미얀마 중북부 소도시 멕띨라에서 벌어졌던 ‘멕띨라 학살’을 담았다. ‘멕띨라 학살’은 로힝야를 향한 혐오가 무슬림 커뮤니티 혐오로 이어지면서 이들을 향한 혐오 스피치와 폭력이 고조되는 시점에 발생한 중대한 사건이다. 박해와 폭력을 끝없이 선동하는 극우 이데올로기이자 군부정치가들 도구 ‘불교 극단주의’ 문제가 2부에서 집중 다뤄진다.
책에는 차례로 △제3부는 로힝야 시민권 이슈 △제4부는 제노사이드 범죄에 대한 설명과 제노사이드 방지 협약의 내용과 배경 △제5부 방글라데시 동남부 콕스바자르에 펼쳐진 로힝야 난민들의 삶 등이 펼쳐진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