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서건창의 권토중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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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서석대>서건창의 권토중래
최동환 취재2부 문화체육부장
  • 입력 : 2024. 03.06(수) 17:34
최동환 부장
이기고 지는 일은 병가지상사라 예측할 수 없으니(勝敗兵家事不期·승패병가사불기)/ 수치를 견디고 참는 것이 사내대장부로다.(包羞忍恥是男兒·포수인치시남아)/ 강동의 자제들 중 뛰어난 인재가 즐비하니(江東子弟多才俊·강동자제다재준)/ 흙먼지를 일으켜 다시 도래했다면 승패를 알 수 없었으리라(捲土重來未可知·권토중래미가지)

당나라 시인 두목이 ‘역발산 기개세’의 무위를 떨친 서초패왕 항우(기원전 232~202)의 마지막 패배와 기백을 기리며 쓴 시 ‘제오강정(題烏江亭)’에 담긴 구절이다. ‘권토중래’란 말이 이 시에서 나왔다.

‘권토중래’는 한 번의 실패 후에도 힘을 모아 다시 도전하는 의지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실패와 좌절은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라는 것을 깨닫고 더욱 정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이 사자성어는 프로야구선수 서건창(23·KIA타이거즈)에게는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생활의 지침으로 삼는 좌우명으로 가장 어울리는 표현일 것이다.

광주일고 출신인 서건창은 2014년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꽃을 폈다. 당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128경기 543타수 201안타 타율 0.370 7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5를 기록,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단일시즌 200안타를 달성했다. 이런 활약으로 타격과 최다안타, 득점 부문 3관왕에 올랐고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쥐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건창은 시간이 지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1년 7월 LG트윈스로 트레이드 된 뒤 반등을 노렸지만 시즌 초·중반 이후 전력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서건창은 2021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했지만 부진한 성적 탓에 포기하고 재수를 선택했다. 2022시즌에도 나아진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FA 삼수를 택했고, 결국 지난 시즌 종료 후 LG에 방출을 요구했다.

서건창은 힘들었던 과거를 털고 고향에서 새출발하기 위해 지난 2월 고향팀인 KIA와 손을 잡았고, 호주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절치부심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3차례 출전해 9타수 5안타(타율 0.556)를 몰아치며 부활을 예고한 서건창이 ‘왕년의 MVP’ 다운 모습으로 권토중래에 성공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