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또 복지 사각… ‘우울증·생활고’ 일가족 극단 시도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전남일보]또 복지 사각… ‘우울증·생활고’ 일가족 극단 시도
순천 기초수급자 지원 세 모자
남편 사망…월 150만원 생계급여
극빈층 증가 불구 지원체계 느슨
“전기료 연체·가스끊김 등 관심을”
  • 입력 : 2024. 03.12(화) 17:33
  • 송민섭 기자·나다운 수습기자
경찰마크.
지난 12일 순천에서 기초생활 수급자 지원을 받던 세 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를 하다 미수에 그쳤다.

12일 순천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4분께 순천시 조례동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현장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을 보이는 어머니 A씨와 그의 자녀 10대 B군, C군 등 3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와 B군은 의식을 회복해 경상자로 분류됐으나 C군은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생활고로 아들들과 함께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난 2017년부터 8년간 지자체의 도움을 받았다. 이들은 3인가구 지원금액인 150만원의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주거급여를 받아왔다. A씨는 지난 2017년 남편과 사별하고 최근까지 7년 간 홀로 두 형제를 키웠다.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던 A씨는 뚜렷한 직업없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자체 지원을 받아 생활했다. 100만원 남짓으로 생계를 유지하기엔 부족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경찰은 A씨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A씨가 두 아들을 해칠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살펴본 뒤 살인미수, 아동학대 등 혐의로 입건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순천시는 아들 B·C군 일상 복귀를 위해 통합사례관리와 정신보건, 아동건강관리 등을 신청해 관리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빈곤층이 늘고 소득조사가 이뤄지면서 지자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수급자들이 많아졌지만 정작 지원 체계는 촘촘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에서 주어지는 급여가 빈곤층이 필요로 하는 지원 수준에 못 미친다. 정부의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기초생활수급자 1인 가구 생계급여는 최대 월 62만원 남짓이다. 4인가구 기준 162만원인데 이는 생계를 유지하기에 부족한 수준이다.

최선국 전남도의회 복지위원장은 “전남에는 복지 사각지대가 많다. 여러 방안으로 발굴에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사각지대는 언제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기초수급자들에 대한 전기료 연체, 가스 끊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배 조선대학교 행정복지학부 전임교수는 “극단적 선택은 원인이 복잡하다. 온전히 시스템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복지대상자가 지원 정책을 모르거나 지원받기를 부끄러워할 가능성이 있기에 대상자가 수급을 어려워하지 않도록 도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자활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의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송민섭 기자·나다운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