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파국 치닫는 의·정갈등 대화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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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파국 치닫는 의·정갈등 대화로 해결해야
환자 떠난 의사 존재 이유 없어
  • 입력 : 2024. 03.25(월) 17:36
정부의 의사 정원 확대 방침을 두고 정부와 의사협회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에 대한 처리를 ‘유연한 입장’으로 바꿨지만 의료계가 정부와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아 보인다. 지금이라도 양측이 머리를 맞대고 현명한 방안을 논의하길 촉구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전공의 행정 처분에 대한 유연한 처리 방안을 당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의 발언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 달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응은 시큰둥한 모습이다. 당장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은 정부와 의료계의 만남 자체를 ‘황당하다’고 평가절하 하고 있다. 이날부터 시작되는 교수들의 집단 사직도 전남대와 조선대를 비롯한 전국 의대 교수들이 대부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을 떠난 정부가 비난을 받아야 하듯 환자를 떠난 의사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정부의 정원 증원 방침이 의료 서비스의 질과 공공의 안녕, 의료계의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사의 직분을 포기할 명분은 되지 못한다.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 의사들의 의료 현장 복귀는 또 환자를 우선시하는 의료 윤리에도 부합한다. 파업은 협상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대화를 통해 모두가 이기는 해법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사들의 현장 복귀는 꼭 필요 하다..

정부와 의협은 대승적 차원에서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미정 단국대병원 교수는 전날 한 매체에 “아픈 환자를 버려두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 우리는 국민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지는 것이다. 더 나쁜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지게 된다.”는 글을 올렸다. 고마움과 환자를 위한 배려에 고개가 숙여진다. 정부와 의협은 싸워 이겨야 할 적이 아니고 국민의 건강을 위해 서로 돕고 함께 노력해야 할 대상이다. 대화를 통한 현명한 선택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