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동물보호소 시설 축소에 보호견 무더기 '안락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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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담양동물보호소 시설 축소에 보호견 무더기 '안락사' 우려
6월까지 땅계약 만료 2개동 철거
군, 견사 짓겠다했지만 시기 미정
보호단체 "입양 절실·관심 가져야"
  • 입력 : 2024. 03.27(수) 18:29
  •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담양군 동물보호소가 시설 축소로 안락사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개 입양 홍보를 위해 새 SNS 계정을 개설, 관련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담양군 동물보호소가 땅 계약 문제로 시설을 축소하게 되면서 보호견들이 무더기 안락사 위기에 처했다. 담양군과 동물보호단체 등은 ‘입양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27일 담양군에 따르면 용면에에 소재한 담양군 동물보호소 규모가 대폭 축소된다. 오는 6월까지 건물 4개 동 중 2개 동이 철거될 예정이다.

그동안 담양군은 해당 건물 부지를 매년 임대차 계약을 맺어 사용해 왔는데 땅 주인이 ‘상반기까지만 계약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철거되지 않은 나머지 2개 동 부지는 보호소를 수탁 운영하는 사업자 소유다. 담양군은 기존 소장 소유인 2개 동만 운영하다 보호견들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1개 동을 2022년, 나머지 1개 동을 2023년부터 추가·확대 운영했다.

담양군 관계자는 “2개 동 땅은 소장님 소유, 나머지 2개 동은 농가 땅이다”며 “농가 땅 주인이 개인 사정으로 6월 이후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해 시설을 축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금자리를 잃은 개들은 안락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담양군 보호소에는 200마리 개들이 보호되고 있다. 이 중 절반인 100여마리와 추가로 입소 되는 개들은 순차적으로 안락사 대상이 된다. 이곳에는 매달 평균 30마리의 개들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양군 보호소뿐 아니라 관내 사설 보호소인 ‘애니멀스힐’까지 힘을 보태 입양 홍보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단기간에 수십 마리의 입양처를 찾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담양군 보호소에서 안락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28일 보호견 20마리에 대한 첫 안락사가 진행됐다.

동물보호단체 등에선 ‘입양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동물보호·봉사활동을 하는 박모씨는 “다른 사설 보호소에 요청해 잠시 맡기는 방법도 있을 텐데”라며 “담양군이 계약 갱신 불가 여부를 알게 된 시점부터라도 다른 부지를 알아보는 등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다. 일단 최대한 많은 개를 입양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순위”라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민간위탁’ 한계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윤서희 애니멀스힐 대표는 “보호소 위탁 운영은 관리·운영에 필요한 계약이 끝나거나 위탁자가 바뀌면 안락사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직영 전환과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기견을 줄일 수 있는 중성화 사업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양군은 조만간 관련 국비 지원 사업을 통해 ‘새 견사’를 짓고 민간 위탁이던 보호소를 직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설계 용역도 진행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 규모는 물론 준공 시점조차 불투명하다.

담양군 관계자는 “담양군은 다른 시·군과 달리 안락사를 진행한 적 없지만 시설 축소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동물복지팀을 신설하고 입양센터·공공진료소 설립을 통해 동물복지에 노력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지정 기부사업으로 유기동물 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입양 홍보를 하는 등 대안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