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인턴 등룍률 12% 마감…의사 부족 도미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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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병원 인턴 등룍률 12% 마감…의사 부족 도미노 우려
서울대병원 인턴정원 166명 중 6명 등록
향후 의대교수 배출 영향…업무 가중 우려
"구조적 문제 관련 인식·개선 의지 있어야"
  • 입력 : 2024. 04.03(수) 12:53
  •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의대정원 확대로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는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의와 인턴 생활관이 텅 비어 있다. 뉴시스
상반기 병원 인턴 수련 등록 마감 결과 인턴 예정자 중 12%만 등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턴-레지턴드-전임의로 이어지는 의료인력 배출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근무하는 전국 수련병원들은 전날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인턴 등록을 마쳤다. 등록 인원은 올해 수련병원 인턴 시험 합격자(3068명) 중 12.1%(371명)애 그쳤다.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대병원은 총 인턴 정원 166명 중 6명 만이 임용 등록을 마쳤다. 세브란스병원은 151명 중 4명 만이 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다른 ‘빅5’ 병원들도 인턴 예정자 중 상당수가 수련을 포기해 인턴 정원의 상당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 양성 시스템이 전공의 과정인 인턴(1년)·레지던트(3~4년)를 거쳐 전문의 자격을 딴 후 전임의가 될 수 있는 만큼 인턴 부족이 향후 레지던트, 전문의 부족으로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의대생들이 대거 수업을 거부하거나 휴학 신청을 하고 있어 내년에는 졸업생이 무더기로 배출되지 않아 신규 인턴 양성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직한 일부 전공의들이 군에 입대하거나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밟지 않는 일반의가 되면 10년 이상이 흐른 후에는 의대교수 배출에도 영향을 미쳐 기존 교수들의 업무가 가중될 우려도 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교수는 외래진료, 수술, 시술 등을 책임지고 전공의는 주로 입원 환자 진료에 맡아왔다. 고질적인 저수가 체계 하에서 병원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전문의 대신 몸값이 저렴한 전공의에 의존해왔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명예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전공의의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는 주된 수입원은 입원 환자의 병실료인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니 병실 가동률이 현저히 저하되는 역풍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의가 입원 환자 진료를 전담하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시행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이 지급됐으나, 전문의가 입원 환자를 진료해도 본인 인건비조차 건강보험수가에서 보상받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 보니 아직도 제도로서 정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인식과 개선 의지가 있지 않는 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