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새벽 광주 서구에 위치한 남구선거관리위원회, 사전투표함 지킴이 최승희(55)씨가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정준 기자 |
![]() 1일 새벽 찾은 광주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 앞 정문, CCTV를 통해 사전투표 선거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정준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가운데, 광주광역시 각 자치구 선거관리위원회 곳곳에서는 시민단체 ‘시민의 눈’이 주도한 사전투표함 지킴이들의 자발적 선거 감시 활동이 이어졌다.
‘시민의 눈’은 지난 2016년 4월 13일 실시된 20대 총선 때 만들어진 시민단체다. 이들은 투·개표 참관과 사전투표함 지킴이 활동 등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문화 확산을 목표로 이번 대선 사전투표 기간에도 현장 감시 역할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사전투표함 지킴이들은 심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지친 몸을 이끌며 공정한 선거와 민주주의를 위해 새벽까지 감시활동을 펼쳤다.
1일 오전 1시께 찾은 광주광역시 서구 유촌동 서구·북구 선거관리위원회 앞. 선관위 직원들이 퇴근한 적막한 건물 앞에서 사전투표함 지킴이로 나선 시민 두 명이 투표함 보관소를 주시하며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이들은 건물 주변을 돌며 순찰하거나 입구 쪽을 지키며 외부 출입 인원을 감시했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위한다고 생각하니 힘들지 않다”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이들의 활동은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4시간 단위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후 6~10시, 오후 10시~이튿날 오전 2시, 오전 2~6시 등 시간대별로 사전에 신청한 이들이 사전투표함을 감시하는 방법이다.
한 시민은 “지난번 대선때부터 참여하고 있다”며 “외롭고 피곤하지만, 투명한 선거를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하면 힘이 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부여된 시간을 모두 채운 시민들은 다음 순찰조를 위해 간식과 생수를 챙겨 놓는 등 작은 연대의 손길도 이어졌다.
비슷한 시각 광주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남구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도 시민들의 밤샘 활동이 계속됐다. 올해 처음 사전투표함 지킴이 활동에 참여한 최승희(55) 씨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등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일을 보면서 시민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데 힘을 보태고 싶어서 신청했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전투표함 지킴이에 신청하지 않은 일반 시민도 동참했다.
광산구 주민 정건주(27)씨는 “선관위를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대통령 선거인 만큼 혹여나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돼 지켜보러 나왔다”며 “공정한 선거에 힘을 보탠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지킴이는 만 18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선거권이 없는 자, 공직선거법상 제한을 받는 자, 공무원 등은 신청할 수 없다. 광주의 사전투표 지킴이 참여자는 43명으로 집계됐다.
이정준 기자 jeongjune.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