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도시지역개발 전문가로 통하는 류재준 박사가 수필집을 펴냈다. 책은 산업화 과정에서 사라졌던 아름다운 온갖 것들이 고향 마을에 대한 그리움, 향수를 자극한다. 시골에서 자란 혹은 동시대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이젠 추억 속 그림이 된 그때 그 당시로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헐벗고 먹을 것이 부족해 항상 배고팠지만 온 동네 골목길을 휘젓고 내달으며 신나게 놀았던 어릴 적 친구들도 아른거린다. 도시정책과 지역개발은 저자가 업으로 삼고 있는 터라 이런저런 넋두리를 쏟아내기도 한다.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낱말이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2.22 14:39박노해 시인이 ‘소년’의 얼굴로 돌아왔다. 엄혹했던 독재 시절, 시퍼렇게 살아있는 시어로 시대와 영혼을 뒤흔든 시인. 노동운동가와 민주화투사로 사형을 구형받고 감옥 독방에 갇혔던 혁명가. 박노해 시인의 첫 자전수필인 이 책은 그가 처음으로 전하는 ‘내 어린 날의 이야기’이다. 남도의 작은 마을 동강에서 자라 국민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어두웠고 가난했고 슬픔이 많았던 시절, 곱고도 맛깔진 전라도 사투리가 정감 어린 글맛을 선사한다. 문장 사이로 그가 뛰놀던 산과 들과 바다가 펼쳐지고, 계절 따라 진달래 해당화 동백꽃 향기가 스며오고, ...
2024.02.22 14:39‘귀신고래’를 아는가? 온몸이 하얀 따개비나 굴 껍데기로 뒤덮여 있는 고래로, 수면에 수직으로 머리를 내밀었다가 사라진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귀신고래는 우리나라에 살던 토종 고래다. 전설에 따르면 변장술을 썼다고 한다. 불쑥 나타나고 사라지는 귀신 같은 모습에 고기잡이를 하던 배들이 깜짝 놀라 달아났다고 할 정도다. 그만큼 신비롭고 용맹한 고래다. 하지만 동화 ‘귀신고래 대미의 모험’의 주인공 ‘대미’는 좀 다르다. 겁도 많고 울기도 잘 울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는 귀신고래다. 사실 대미에게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2.01 10:26밀도 있는 서정시의 세계를 보여준 황형철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그날 밤 물병자리’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일상에서 발견한 크고 작은 흔적을 섬세한 시선으로 살피고 사유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시 곳곳에서 정제된 목소리와 살가운 언어적 생동감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유연하고 탄력 있는 사유와 감각이 혜안으로 이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록작 ‘뜬구름’을 보면 이와 같은 시인의 성정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평생 떠돌 수 있는/가벼운 무게를” 가졌지만 “우레와 번개 아무리 법석거려도/본디 모습으로” 돌아와서 “산그림자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2.01 10:26장애, 참사 피해자, 빈곤, 난민, 노동조합, 외국인 노동자, 탈북민, 기후변화, 젠더 갈등 등 아홉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피해자와 약자에 대한 공격과 혐오가 왜 일어나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살펴본다. 빈곤한 사람에게는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이라고, 장애인을 사회적 시혜 대상으로 바라보며 이들의 대중교통 탑승 시위를 ‘불법적이고 비문명적인 행동’이라고,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우리 사회의 이방인이니 착취는 어쩔 수 없다’는 등. 이처럼 저자는 피해자와 약자를 공격하고 혐오하는 행동과 표현이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2.01 10:10광주 지하철 1호선 문화전당역은 옛 도심 중심인 동시에 역사를 품은 ‘역세권’이다. 도서 ‘역사를 품은 역, 역세권’은 문화전당역을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바라본다. 1980년 5월 당시 전남매일신문 나경택 기자는 지금의 문화전당역 일대에 있었다. 호주머니에는 흑백필름을 가득 채웠고 목에는 80~200㎜ 카메라와 28~85㎜ 카메라, 두 대를 매고 다녔다. 그는 현재 문화전당역 4번 출구로 나가면 있는 전일빌딩245 건물, 문화전당역 3번 출구로 나가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아우른 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옛...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2.01 10:09KBS, TBN, 교통방송 아나운서 출신 30년차 말하기 전문가인 박진영 ‘공감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이사가 대화 노하우를 풀어 쓴 책을 펴냈다. 그는 수년간 1000여 명에게 ‘나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말’을 적어달라고 한 뒤, 일일이 면접을 통해 심층 조사를 했다. 그렇게 수집한 사례를 세밀하게 분석, 공감을 얻지 못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는 말하기’의 핵심을 추출했다. 그럴 때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공감하는 말하기’를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책은 공감대화법의 ‘이론서’이자 ‘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2.01 10:09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와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캔’은 서로 다른 성격의 작품이다. 그런데 두 작품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필요한 지식이 바로 ‘미술사’다. 책은 미술사를 선사 시대, 고대 시대, 르네상스, 사실주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야수파와 입체파, 추상주의, 초현실주의, 팝아트, 10개의 미술 사조로 나누어 소개한다.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작가와 작품을 다룬 것은 물론, 미술사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아이들이 미술과 가까워지고 예술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2.01 10:09그동안 각종 TV 방송과 라디오, 공연과 강연 등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용기와 자비의 메시지를 전해온 4명의 종교인(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이 ‘행복’을 주제로 이야기 나눈 대담집이다. 저자들은 각자의 신념과 종교관, 그리고 삶을 향한 깊은 사유를 토대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 요즘 사람들이 행복보다 불행을 더 자주 느끼는 이유와 행복한 삶을 위해 개인과 사회가 해나가야 할 일이 무엇인지까지 깊이 있게 다룬다. 저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과 기준은 다를지라도, 누구라도 행...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1.18 15:56심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50가지 핵심 개념과 이론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이제는 잘 알려진 스키너의 상자 실험, 행동 조건화, 집단 사고, 욕구 이론,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이나 필립 짐바르도의 모의 교도소 연구는 물론 범죄심리학을 비롯해 행동주의 접근법, 군중심리와 동조 등의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또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융, 에이브러햄 매슬로, 칼 로저스와 같은 유명 심리학자들의 생각과 연구를 소개하고, 이러한 내용이 인간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도 함께 설명한다. 현대 심리학이 그동안 밟아온 역...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1.18 15:56경제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우리 주변의 무수한 경제적 주장들을 들여다보며 사실에 근거해 낱낱이 반박해 나간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 3조3000억원의 GDP 증가 효과가 있다’ ‘최저임금이 1만 원이 되면 일자리가 6만9000개 감소한다’ ‘좌파 포퓰리즘으로 우리도 베네수엘라처럼 망할 것이다’ ‘전두환 시절이 더 살기 좋았다’ ‘실업급여로 해외여행이나 가고’ ‘긴급재난지원금으로 퍼주다가는 나라 살림이 거덜난다’ ‘국민연금은 곧 고갈돼 못 받게 된다’ …. 한 번쯤 접했을 법한 주장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제대로 ...
2024.01.18 15:57젠더 불평등이 실재하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산업재해가 상대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으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연구자와 활동가들은 ‘실제로 그런지’ 확인해 보기로 결심하고 19명의 노동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책에는 그렇게 만난 여성 노동자, 장애여성 노동자, 성소수자 노동자, 산재 피해자 가족이 솔직하게 꺼내 놓은 이야기와 통계 자료 분석이 담겨 있다. 다양한 여성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며 책은 자본주의가 노동자에게 요구하는 과도한 조건들을 따져 묻는다. 비로소 표준노동자가 건장한 비장애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1.18 15:57김대중 탄생 100주년, 출간 30주년을 맞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최초의 자전에세이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가 신개정판으로 출간됐다. 김 전 대통령의 많은 저술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책이자, 한국 정치사·현대사의 거목 김대중의 탄생을 기념하는 자리에 결코 빠질 수 없는 목록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세 번의 독재 정권을 거치면서도 시대나 상황에 굴종하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소명을 밀고 나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물과 용기, 철학과 리더십을 보여주는 감동의 문장들이 담겼다. 특히 출...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1.18 15:51‘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2024년 1월 6일은 국민과 역사를 믿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기념해 역사학자이면서 전남대 명예교수로 활동하는 최영태 작가가 해방 이후 격동의 시기를 살아간 김대중의 삶을 그린 소설 ‘거인의 꿈’을 펴냈다. 저자는 역사학자로서 ‘만약 이랬더라면…’이라는 가정법으로 김대중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남북연합이 창설되고 ‘절반의 통일국가’가 이뤄진 상황에서 김대중이 북한 땅을 찾아 한 달 살기에 들어간다는 상상은 안타깝게도 오늘날 김대중 정부 이전으로 돌...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01.18 15:00‘아득한 그 어느 날인가? 길은 많은데 여러 가지 길 중 어느 길을 택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던 젊은 날. 가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떨던 그날. ‘미지의 세계’의 문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고 서 있었다. 그때도 지금의 파도 소리만큼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고 기억한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문 열기 전 그 공포의 순간이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찬란한 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여수 안산중에서 근무하는 유순남(사진) 교사가 전남일보에 기고한 글을 모아 산문집 『꽃순들이 머물다 떠...
2024.01.18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