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장미는 신비로운 꽃이다. 장미처럼 인류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꽃은 흔치 않다. 이에 얽힌 신화나 전설도 수없이 많다. 로마신화에선 불사(不死)의 꽃으로 불린다. 태양신 아폴로는 죽은 숲의 요정 ‘님프’에게 생명의 빛을 내려 장미로 되살렸다. 그 때 비너스 신은 미(美)를, 바커스 신은 향기를, 꽃의 여신 플로라는 붉은 빛깔을 내렸다. 님프를 무척 사랑한 플로라는 ‘차가움’을 암시하는 푸른 빛은 내리지 않았다. 순결의 백장미, 정열의 홍(紅)장미는 있어도, 푸른 장미는 없는 ‘이유’다. 장미는 사랑과 아름다움, 환희의 상징이다...
2025.06.04 14:28대한민국은 지금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파면이라는 엄중한 상황을 지나 새로운 국가 지도자를 선출했다. 제21대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한다. 인수위도, 준비 기간도 없다. 곧바로 통치의 책무를 안고 전력질주해야 한다. 정치의 붕괴, 안보의 긴장, 경제의 위기, 국민의 분열 등 어느 것 하나 가벼운 과제가 없다. 먼저 통합의 정치가 절실하다. 탄핵 이후 정치권은 불신과 혐오로 뒤덮여 있다. 국정을 책임지게 된 새 여당은 정권교체의 의미를 통합과 개혁으로 이어가야 하며, 전임 여당은 실책에 대한 성찰과 정치적 재정비라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새 대통령은 당선의 기쁨보다 협치의 결단을 먼저 보여야 한다. 패자에게 손 내밀고, 반대파에게 자리를 내주며, 오직 국민만을 중심에 두는 정치가 필요하다. 여야정 협의체를 복원하고, 중도와 비판세력까지 포용하는 광폭행보가 ...
2025.06.03 21:32‘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在選擧)’. 세상의 모든 걱정과 기쁨은 올바른 선택에 달렸다는 뜻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가 남긴 이 말은, 오늘 우리가 목격한 대통령 선거 결과를 되새기기에 더없이 적절한 문장이다. 유례없는 국정 공백 속에서 치러진 이번 조기 대선은 단지 권력 교체를 넘어, 공동체 전체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국민적 의지의 표현이었다. 오늘의 선택은 곧 대한민국이 위기 앞에서 내딛는 첫걸음이자, 역사에 남을 이정표가 됐다. 이번 대선은 그 자체로 여러 상징을 품었다. 정치에 대한 실망과 무관심, 갈라진 여...
2025.06.03 21:07지나고 보니, 한국의 아파트 시작과 성장은 가히 혁명적이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아슬아슬했다. 공동주택을 ‘공동의 주택’으로 해석하면 법률 용어 해석으로 틀렸다. ‘공동주택’의 용어 정의를 살펴보면, 격세지감이다. 1972년 12월 30일 제정되고, 이듬해 1월 15일 시행된 주택건설촉진법에서 ‘공동주택’이라는 용어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아파트는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의 이름으로 지어지기 시작했다. 관리 부재와 촉진 우선 정책으로 강남 아파트 시대가 열렸다. 주택건설촉진법에서 ‘공동주택’ 용어가 출현한 것은 그로부터 한...
2025.06.03 13:486월로 접어들었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감기 바이러스가 여기저기 발발해 나이 들고 심신이 약해 진 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거기다가 우리나라 새로운 대통령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잘 만들어가야 할 텐데 사뭇 걱정이 태산이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나누다가 결론은 늘 우리나라 정치이다. 어이, 어디 이 나라가 제대로 살아남겠는가? 정말 힘들어 못 살겠네. 코로나 때가 차라리 더 나았어. 차라리 자네가 나가서 좀 잘해 보소~~ 아니, 무슨 소리 하는가?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녀~~ 그 진흙탕에 들어가서 치...
2025.06.03 13:486월 14일 세계헌혈자의 날이다.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고 헌혈자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이다. 헌혈의 가치를 가장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순간은, 바로 수혈이 절실한 환자나 가족들의 이야기 속에 담겨있다. 한 췌장암 수술 환자의 자녀는 이렇게 회상한다. “여러 약품 팩들 사이로 어김없이 혈액 팩이 함께 걸려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피가 있어야 아버지가 건강을 유지하실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의 핏줄이 아버지께 이어졌고, 아버지의 핏줄을 이어받은 제가 또 저의 핏...
2025.06.03 13:48필자는 전라남도 신안에서 나고 자랐다. 삶의 터전인 바다와 논·밭이 오늘날 내 정치적 신념의 뿌리가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지금, 내 고향은 인구소멸이라는 조용한 위기 속에 놓여 있다. 1970년대 17만 명을 넘었던 신안 인구는 현재 4만 명도 되지 않는다. 학교는 줄고, 일손은 부족하며, 청년들은 떠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신안만의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농어촌 전체가 직면한 현실이다. 그런데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농어민을 대표하는 농협·수협 중앙회는 왜 서울 한복판에 있어야 하는가?” 이에...
2025.06.02 17:37지구촌 곳곳이 ‘기후 위플래시(hydroclimate whiplash)’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말로 ‘hydroclimate’는 수중기후, ‘whiplash’는 채찍질을 뜻하는 데, 학계에서 극단적인 기후현상을 표현할 때 쓰는 용어다. 말 그대로 ‘기후로 채찍질을 한다’는 것인데, 예를 들자면 기후 변화로 인해 극심한 무더위와 가뭄이 지속되다가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거나, 홍수가 발생한 후에 곧바로 가뭄이 찾아오는 현상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위스의 한 산간마을을 대규모 산사태가 덮쳐 마을의 90%가 매몰되는 끔찍...
2025.06.02 17:37초등 돌봄과 방과후 교육을 통합한 윤석열 정부의 ‘늘봄학교’가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휩싸이며 지역 사회에 불안을 키우고 있다. 보수성향 단체인 ‘리박스쿨’이 자격증을 미끼로 조직적인 댓글 조작 활동을 벌인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서울 지역 일부 초등학교에서 해당 단체 소속 강사가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는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위협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역에서도 유사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은 현재까지 리박스쿨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강사는 없다고 밝혔지만, 강사 채용과 프로그램 선정, 교육 내용 검토 등에 있어 사전 점검 체계가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광주는 초등학교 155곳에 3833명의 강사가, 전남은 5395명이 활동 중이지만 이들 대부분은 학교나 외부 기...
2025.06.02 17:3521대 대통령을 뽑는 6·3 대선 본 투표가 3일 시작된다. 대선 당일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투표 마감 시간 전까지 투표소에 도착해 줄을 선 유권자는 누구든 투표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 좀 더 나은 후보를 가려내는 유권자의 신중한 한 표를 기대한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지도자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비상계엄 사태로 대통령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분출되는 상황에서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은 정치 구조 개편과 권력 분산, 국민 통합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지방분권 등 국토균형발전 전략과 함께 고착화된 저출산과 고령화 등 인구위기 해소를 위한 혁신적 정책도 내놔야 한다. 내수 부진 장기화에 따른 해법과 트럼프시대, 급변하는 한반도의 외교안보 지형...
2025.06.02 17:35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달 29일, 이른 아침부터 곳곳의 사전투표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길게 늘어선 투표 행렬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건 청년세대의 투표 참여였다. 광주광역시 북구 전남대학교 용지관에 마련된 용봉동 사전투표소 앞은 학우들과 함께 투표에 나선 앳된 대학생들로 가득했다. 청년들은 어떤 후보가 자신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고, 정당보다는 정책을 기준으로 후보를 판단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대학생 김은미(21)씨는 “기표소 안에서 마지막까지 ...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2025.06.02 17:26오래 전 일이다. 안식년이라 유럽에 교환교수로 가 있던 C교수에게 한국의 제자로부터 소포가 배달되었다. 소포상자 안에 신문지 여러 겹으로 싼(버블 랩도 흔치 않았던 아주 오래 전이었던가 보다) 소주 한 병이 들어 있는 것을 본 C교수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한다. 소주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그런 존재였다.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찾는 존재. 밥상에 색다른 반찬이 올라와도 생각나고, 진수성찬에도 비싼 양주나 와인보다는 소주를 우선으로 여기는 민족이라 거의 반려주라 일컬어도 과언이 아닌 존재가치를 갖고 있다. 우리에게는 전국을...
2025.06.02 10:46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광주·전남에서 하나의 축제처럼 치러졌다. 투표장마다 길게 늘어선 행렬은 과거와 달리 무겁고 엄숙한 의무가 아닌, 자발적이고 즐거운 참여로 바뀌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민주주의는 나의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있었다. 이번 사전투표율은 전남 56.5%, 광주 52.1%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보다 20%p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12·3 계엄 선포 이후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국민적 분노와 위기의식이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광주·전남 유권자들이 보여준 이 높은 열기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다’는 강력한 바람이 투표로 표출된 결과다. 이번 선거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흐름은 전남일보가 선보인 ‘투표 인증용지’ 캠페인이다. ‘투표 안 한 사람, 나에게 연락도 ...
2025.06.01 17:19광주 지역 시내버스 노·사가 월급 인상과 정년 연장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차례 중재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노·사는 오는 4일 3차 중재 회의를 갖지만, 이날도 협상이 결렬되면 이튿날 첫 차부터 운행을 멈춘다고 한다. 시내버스가 멈추면 시민 불편은 불을 보듯 뻔하다. 준공영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노·사 양측의 원만한 타협을 촉구한다. 노조 측은 월급 8.2%인상과 함께 정년을 기존 61세에서 65세까지 연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광주 시내버스 운전기사 월 평균 임금이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는 게 노조측 입장이다. 정년도 타 시·도는 평균 63세인 점, 퇴직 이후 재취업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65세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측은 전체 비용의 70%가 인건비로 나가는 상황에서 월급 인상과 정년 연장 시 재정 부담이 커진다고 주...
2025.06.01 17:15“라면 국물만 먹어도 광우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성장 이상과 생식기능 저하를 겪을 수 있습니다.” 2008년 대한민국은 미국산 소고기와 광우병에 대한 공포가 온 사회를 지배했다. 라면 스프에 흔히 사용되는 소고기 분말을 놓고도 ‘미국산’과 ‘광우병’이라는 키워드가 따라붙었다. 특정 라면업체에는 ‘광우병에 걸린 소뼈를 갈아 넣어 스프를 만든다’는 괴담까지 퍼지며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움직임까지 일어났다. 관련 식품업계를 휘청이게 할 정도의 파동이었지만, 지난해 국내 수입육 시장의 미국산 소고기 점유율은 48.1%로 당시의 공포는...
2025.06.01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