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다. 모두 희망을 얘기하는 새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기쁨보다 고통이, 영광보다 시련이 많은 한 해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치·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경기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지 모른다. '좀 더 나은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한 때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서 쉬지 않고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생산적 정치체제를 만드는 일이다. 고대 동양에서는 국민이 정치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국정을 잘 이끌어가는'무위정치'(無爲政治)를 가장 이상적인 정치형태로 꼽았다. 무위정치가 실현된다면 더 이상 좋을 순 없겠지만 우리의 형편은 정반대다. 국회의원들 때문이다. 정부를 견제하고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며 국민에게 필요한 법을 만드는 국회의...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2019.12.30 17:36#"유라시아 문명이 다른 문명을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라시아 인종의 지적, 도덕적, 유전적 우월성 때문이 아니라 지리적(환경적) 차이 때문이었다"(총, 균, 쇠·재러드 다이아몬드·김진준 옮김·문학사상) #포르투갈은 1년, 소련은 2년, 프랑스는 8년, 오스만제국은 11년, 영국제국은 17년만에 완전히 해체됐다. 미국제국 또한 2030년을 기점으로 27년 후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대전환·앨프리드 맥코이·홍지영 옮김·사계절) 최근 큰 맘 먹고 서점에 들렀다.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 '총, 균, 쇠-모든 이들의 최근 1만3천년 간의 짧은 역사'와 최근 출간된 '대전환' 두 권을 집어 들었다. 읽고 싶은 책을 들고 서점문을 나오니 발걸음 마저 경쾌하다. 언제 이렇게 가벼웠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밥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뜻이 이럴때 쓰는 말 아닐까. 그러고 보니 조정...
박간재 기자2019.12.09 14:40데스크 칼럼이 또 다시 돌아왔다. 쓴지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금세 온라인 스케쥴 표에 술래잡기의 손수건 마냥 마감날짜가 떡하니 잡혀 있다. 오늘은 언론에 대한 이야기, 정확히는 기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동종업계다 보니 좀 알아서 하는 소리다. 조국 전 장관을 두고 지난 9월과 10월 대한민국은 마치 무슨 전쟁이라도 난 듯, 떠들썩거렸다. 특히나 언론은 연일 거의 맹폭이었다. 그리고 그 방향은 거의 일방적이었다. 그런데 특종이라고 말하는 보도는 검찰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이었고, 무슨 큰 범죄라도 ...
노병하 기자2019.11.04 17:54저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언급하지만 누구나 그 실체를 알지는 못한다. 저 멀리 어둠을 헤치고 다가오는 물체가 내가 기르는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구분이 안 되는 것처럼 막연한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할 뿐이다. 그래도 거대한 전환이 급속하게 이뤄질 것이란 점은 누구나 느끼고 있다. 한국인인 킴 킴(62) 마이크로소프트사 수석그룹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의 속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2003년 구글은 지난 3000년 동안 지구상에 쌓인 문서를 모두 디지털화했는데, 그 데이터가 미국 국회도서관 5000개 분량에 달했다. 2...
김기봉 기자 gbkim@jnilbo.com2019.11.18 13:48'퀴어(queer)'. 사전적 의미는 '기묘한' 혹은 '괴상한'이라는 의미다. 동성애자를 비하하거나 경멸할 때 사용됐다. 그러나 80년대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전개되면서 본래의 부정적 의미가 사라졌다. 이후 '퀴어'는 동성애자는 물론 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 단어로 사용됐다. 성 소수자는 사회적 다수인 이성애자와 구분되는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 신체 등을 지닌 이들이다. '무지개 깃발'도 있다. 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또 다른 단어다. '성 소수자의 다양성' 이란 의미가 담겼다. 처음에는 성 소수자 퍼레이드 등 인권운동의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현재는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대표적 이미지다. '퀴어문화축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성 소수자들의 행사다. 전세계적으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의 한 종류다. '프라이드 퍼레이드'라고도 불리며 성소수자들이 자긍심을 높이고, 권...
홍성장 기자2019.10.21 15:56한국 프로야구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 이달 22일까지 정규 시즌 692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총 698만 962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당 평균 1만 90명꼴이다. 남은 경기가 28이어서 28만여명이 집계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올시즌 총 관람객은 727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시즌 개막전 10개 구단이 목표로 내세웠던 878만명에 151만명이 부족한 수치다. KBO리그는 지난 2016년 834만 명 관중을 기록,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8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듬해에는 840만 명으로 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이기수 기자2019.09.23 17:12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많은 섬과 갯벌을 보유한 전남의 해양관광산업 발전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전남 서남해안은 세계적인 휴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온난한 기후, 아름다운 다도해 풍광, 맛깔스런 남도음식 등으로 해양관광의 최적지로 꼽힌다. 전남도가 지역 해양자원을 활용한 미래 성장전략 카드를 빼들었다.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이하 남해안 관광벨트)가 그것이다.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심화, 조선업 등 주력산업 침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극복할 대안으로 해양관광 활성화를 추진하고 나선 것. 남해안 관광벨트는 전남의 핵심시책인 '블루 이코노미' 프로젝트의 한 분야로, 전남 서남해안의 아름다운 섬과 바다를 세계적 해양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블루 투어(Blue Tour)'의 선도사업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영광에서 부산까지 남해안을 따라 해양관광 거점을 개발해 연결하는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2019.09.09 17:28덥다. 태풍이 오다가 신안 앞바다에서 소멸하자, 태양이 신이 났는지 한 낮에 가만히 서 있어도 찐득거리고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그런데 겉이 더운 것보다 속을 덥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웃나라 일본이다. 뜬금없이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미래 산업 중요 관련 부품 수출 정책을 강화하더니 이번엔 우방국에서 우리를 제외한다고 한다. 일본 TV에서는 (미쳤는지) 우리의 대통령보고 물러나라고 까지 한다. 또 우리 친일대사를 불러 말을 자르고 무례한 언동까지 퍼붓는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아니, 당신들이 무엇이라고 우리가 뽑은 ...
노병하 기자2019.07.22 18:25울림도 컸고, 영화를 벗어나도 여운이 오랫동안 남는다. 솔직히 기대하지도 않았던 영화였다. 하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다. 얼마 전 뒤늦게 봤던 '증인'이란 영화다. 올 초 개봉했던 '증인'은 휴머니즘을 강조한 법정 드라마다. 범인을 추리하는 미스터리물이 아니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가 주인공이다. 또 다른 주인공인 변호사 순호는 지우를 법정에 세우기 위해 노력한다. 지우를 법정에 세운다면 가볍게 승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의 증언이 틀리다는 것을 증명만 하면 승소는 떼 놓은 당상이다. 재판에서 승소는 순호에게 출세의 의미이기도 했다. 순호는 지우와 친해지기 위해 매일 자폐증을 공부하고 자신만의 세상에서 사는 지우 속으로 들어가려고 애쓴다. 지우는 순호를 경계하다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연다. 그리고 1심 선...
홍성장 기자2019.06.24 18:47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골목길에서는 노인들이 매일 아침마다 삼삼오오 조를 이뤄 동네 청소를 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청소용 집게로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담배꽁초를 수거한다. 최근 동명동이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생긴 풍경이다. 2015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이 촉발제가 되어 동명동 일원이 활발하게 도시 재생이 진행중이다.하루가 멀다하고 오래된 주택들이 리모델링을 통해 상가로 탈바꿈되고 있다. 과거 동명동은 조용한 주택가로 알려졌었다.상가를 꼽으라 치면 동명동 광주중앙도서관 근처에 이름을 탄 입시 학원...
이기수 기자2019.06.03 17:51올 초부터 전남지역 자치단체장을 만나 해당 시·군의 각종 현안사업이나 역점시책 추진 과정 등을 점검하는 '전남 지자체장에 듣는다'를 게재하고 있다. 30분~1시간가량 인터뷰를 하다 보면 시·군정 전반은 물론 단체장의 생각이나 일상, 주민을 대하는 자세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단체장의 일과를 물었더니 '단 10분의 휴식시간도 빼기 어려울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수시로 사업장을 찾아 점검하고, 민원인 응대, 면민의 날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는 얘기다. 퇴근 시간 이후에도 주민과 모임이 이어져 밤늦은 귀가는 예사가 됐다. 한 초선 단체장은 "주민과 잦은 만남이 표를 가진 유권자를 의식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초대를 받았는데 안 갈 수 없지 않나. 저녁 식사를 2, 3번 하는 것도 다반사"라며 "단체장이란 자리가 이렇게 ...
박성원 기자2019.05.20 15:59강원도 속초에 큰 산불이 났다. 사람이 사망했고 천문학적인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나마 백 중에 하나, 정부의 대응이 생각보다 빠르고 효과적이었다는 점은 다소의 위안이 된다. 특히나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의 행보는 눈여겨 볼만하다. 정부는 지난 4일 저녁 7시17분 강원도 고성에서 발발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속초 인근으로 번져나가자 즉시 모든 소방 인력을 강원도 지역에 집중해 소화에 나섰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컨트롤타워로 하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신속히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을 지휘했으...
노병하 기자2019.04.08 16:422016년 20대 총선의 기억이다. 국민의당 '녹색 돌풍'이 광주전남을 강타했던 해다.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으로는 원내 제1당이 됐지만, 광주와 전남에서는 국민의당에 완패했다. 민주당은 광주에서 7석 모두를 잃었고, 전남 13석 중 1석을 뺀 나머지 모두를 잃었다. 원내 1당의 지위를 얻었지만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으로서는 참담한 결과였다. '노무현 탄핵 열풍'이 불었던 2004년 17대 총선 때 보다 충격은 더 컸다. 2004년 민주당은 광주에서는 7석 모두를 잃기는 했지만, 전남에서는 5석을 건졌다.2004년과 2016년은 상황이 같으면서도 조금 다르다. 2004년에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실망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면, 2016년은 광주·전남 시·도민의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더 큰 이유였다.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다.집권했든 그렇지 않든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
홍성장 기자2019.03.25 15:39올해는 1월부터 최악의 미세 먼지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광주지역은 지난 12일 오후11시 초미세먼지(PM2.5)농도가 시간당 평균 75㎍/㎥ 이상을 기록해 주의보가 발효된 이후 15일 20시까지 69시간 이어졌다.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는 14일과 15일 이틀간 미세 먼지 비상 저감 조치를 발령하고 △공공행정기관 차량 2부제 시행 △도로 청소 강화 (살수차(撒水車) 동원 노면 물 뿌리기 등 포함 )△자동차 공회전 단속 강화 등을 시행했다.비상 저감 조치 발령 요건은 ▲당일 초미세먼지(PM2.5)가 평균농도 50㎍/㎥을 초과...
이기수 기자2019.01.21 17:39연초부터 전남도 등 전국 광역자치단체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담당자들이 분주하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이달 중순 발표 예정인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 면제 대상에 자기 시·도의 역점시책이 포함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올해 시·도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10개 사업의 예타를 면제키로 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단 10개 사업만 예타 면제 대상이 됨에 따라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예타 면제를 둘러싸고 시·도 간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지는 분위기다. 각 시·도 담당자들은 균형발전위는 물론, 예산 집행의 키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동향을 파악하고 사업의 당위성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 예타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모든 시·도가 면제에 목을 매는 걸까. 예타는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SOC 투자에 따른 부작용을 최...
박성원 기자2019.01.07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