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등 바야흐로 여름이 왔다. 뙤약볕 아래 간절히 생각나는 냉면 국물, 맥주 한 모금과 어울리는 치킨 등 여름 음식의 계절이 왔건만 우리네 얇은 지갑 사정을 배신하듯 외식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OO플레이션’이란 말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광주·전남 지역 주요 외식품목 8개 중 1년 전과 비교해 가격이 오른 품목은 광주 6개, 전남 7개에 달한다. 광주는 냉면, 비빔밥, 삼겹살(환산후), 자장면, 삼계탕, 김밥 등이 올랐으며 전...
2024.06.02 18:18‘우다방’과 ‘충파’는 광주사람들이 오래된 인연을 떠올리며 추억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상징이다. ‘우 다방’은 충장로 1가 2가의 경계에 있는 광주우체국, 그리고 ‘충파’는 충장로 3가와 중앙로가 만나는 모퉁이에 있는 충장로 파출소의 줄임말이다. 친구들과 당구 한게임, 노래방에서 노래 한 곡, 점심 한 끼를 먹으려면 일단 ‘충파’로 모였다. 그래서 붙여진 별칭이 ‘약속의 장소’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만나는 장소라는 뜻이다. 현재 충장 파출소는 ‘충장 치안센터’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광주 사람들은 충파라고 하면 알아듣는다. ...
2024.05.28 18:38제22대 국회 개원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 대장정’을 끝낸 당선인들은 후련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국회 입성을 앞두고 있다. 광주에서는 8개 지역구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당선됐고, 이 중 7개 지역구에서는 ‘정치 신인’이 현역 의원들을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현역 물갈이가 두드러졌던 배경에는 ‘본질적인 역할’에 대한 실망이 있었다. 대다수의 현역 의원들은 각 지역구를 중심으로 국민을 대변해 ‘입법’에 집중해야 한다는 본질적 역할에 집중하기보다는 중앙정치에 가담해 정치싸움에만 치중된...
2024.05.21 18:245월 가정의 달, 따듯한 봄날씨와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해 사람이 일년 중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는 시기다. 주말이면 부모들은 자녀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떠나고 연인들은 좋은 풍경·음식 앞에서 추억 한 장 새긴다. 자녀는 어버이날을 핑계로 카네이션 한 송이에 낳아주심의 감사를 전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 표현이 관용어처럼 쓰이는 이유다. 모두가 즐거운 5월을 보내고 있을 때, 매년 슬픔에 젖는 이들이 있다. 1980년 민주화운동 당시 가족·연인을 잃은 유가족들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광주 시민들은 갑작스레 찾아온 국가의 ...
2024.05.19 18:17“천일염에 대한 가치는 소비자들이 책정합니다. 양보다 질 높은 천일염을 지속생산해 내겠습니다.” 유억근 마하탑 염전 대표의 각오다. 유 대표는 신안군 임자도에서 국제기준에 부합한 ISO인증을 받아 환경친화적인 천일염을 생산해내고 있다. 그는 고향인 신안 임자도에서 1987년부터 ‘한계·제한 없이 무한대’를 의미하는 마하탑이라는 이름으로 초록섬공동체를 꾸려오다 염전 소멸과 낮은 국내 소금 자급률을 회복시키기 위해 염전업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무렵 국내에서는 중국·사우디 등에서 수입한 암염을 정제해 염분만을 추출한...
2024.05.12 15:25광주에는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발자취에 따라 다양한 조례들이 발효됐다. 1998년 5·18기념재단을 지원하는 ‘재단법인 5·18기념재단 기본재산 지원조례’를 시작으로 2002년 ‘5·18기념문화센터 운영 조례’, 2005년 ‘5·18사적지보존 및 복원 관리 조례’ 등이 줄줄이 제정됐다. 뒤이어 2013년에만 4개의 조례가 만들어지는 등 광주의 5·18 관련 조례는 그 가짓수만 12개에 달하게 됐다. 그러나 이 조례들은 종종 서로 모순되거나 중복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시의 관리 체계에 혼란을 초래해 왔다. 실제 중복되거나 ...
2024.05.07 18:27V-리그 여자부와 여자프로농구의 FA(자유 계약) 시장이 막을 내렸다. 올해는 유독 원클럽맨 혹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했던 선수들이 ‘헤어질 결심’에 나서 역대급 이적시장이 펼쳐졌다. V-리그 여자부에서는 FA 자격을 취득한 18명 중 6명이 이적을 택하고 2명이 미계약으로 남은 가운데 GS칼텍스 서울Kixx의 선수 유출이 가장 눈에 띄었다. 미들블로커 한수지가 은퇴를 선언하며 미계약자로 남은 가운데 2013-2014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3라운드 5순위로 입단했던 리베로 한다혜와 2015-2016 KOV...
2024.04.30 19:24광주 학생들은 1학기 내내 교복도 입어보지 못한 채 학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벌어진 교복값 담합사태의 영향이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광주 중·고교 147곳에서 발주한 161억원 규모 교복 입찰 289건을 업자들이 담합해 공정 입찰을 방해하고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중 광주시교육청은 업체 38곳에 5~6개월 입찰참여 제한 조치를 내렸다. 문제는 광주 지역 교복업체 대다수가 입찰 제한을 받으면서 학교 측에서는 교복을 구할 길이 막막해졌다. 지난해 기준 교복을 착용하는 광주 중·고등학교 144...
2024.04.23 18:20기원전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비금속을 금과 같은 귀금속으로 바꾸는 연금술이 성행했다. 고대 중국 도교 사상에도 금을 먹으면 신선이 돼 영생을 누린다고 했다. ‘금’은 신비로운 금속으로 위상을 높였으며 그 희귀성 때문에 고가치의 재화로 기능했다. 금의 가치는 1000여년 동안 추락하지 않았으며 오랜 시간 안전자산 역할을 해왔다. 현재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 등 ‘3고 시대’에 그 가치를 더욱 발하고 있다. 금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를 비롯한 국제 ...
2024.04.21 18:25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가 끝나고 검경의 시간이 다가왔다. 광주·전남경찰은 범죄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금품수수, 허위사실 유포, 공무원 선거 관여, 선거폭력, 불법 단체 동원 등 5대 선거범죄를 중점적으로 단속해왔다. 공직선거법 사안은 수사 종료까지 비공개 방침이 세워져 구체적인 유형별 범죄 종류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광주·전남 경찰은 이번 총선에서 100여명의 선거 관계자를 상대로 조사를 하고 있다. 광주경찰은 50건의 위반 사안을 적발·인지·신고 받아 69명을 수사했다. 광주경찰은 이중 35건의 관계자 53명에 대한 수사를...
2024.04.14 16:11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 많은 시민들이 촉각을 세웠다. 두 달간 진행된 ‘의-정갈등’이 해소될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국정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견해만 되풀이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대한 정부의 당위성만 강조했다. ‘국면 전환될 내용이 있을까’ 했던 기대감이 허무해지는 순간이었다. 대안은 없었다. 의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급격한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한 부작용’이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장기화 된 의료대란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사과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2024.04.07 15:50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 보고서가 공개된 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4년이라는 긴 시간을 들였음에도 특별한 성과 없이 ‘왜곡의 빌미’만 남겼다는 평이다. 지난 25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평가 및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단체·기관이 보고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사 설계 미흡부터 진술 교차 검증 부재까지 여러 지적이 쏟아졌지만, 비판의 핵심은 ‘왜곡’이었다. 왜곡 사례 중 하나는 ‘무기고 피탈 시점’의 진상규명 불능 결정이다. 조사위는 나주서 반남·남평지서 등지의 무기고 피탈 시점이 ‘...
2024.03.26 15:00무안산 밀로 만든 막걸리가 최근 소비자 입맛 공략에 나섰다. KTX목포역 인근 무안동 일원에서 1년째 주조장을 운영하며 밀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는 밀물주조(대표 박세희)다. 이곳 주조장에서는 우리밀농협협동조합으로부터 무안산 밀을 수급받아 2개월 단위로 100㎏밀을 소비하고 있다. 통밀의 경우 껍질 성분 때문에 알코올 발효에 애로점이 있지만 밀물주조만의 전통 누룩 사용 등 자체 기법을 총동원해 밀막걸리를 빚어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우리술 대축제에 첫 출전해 제품 라벨 디자인에 사용한 토종 바다사자 강치의 ...
2024.03.24 14:41소꿉놀이. 국어사전의 정의는 ‘소꿉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놀이’다. ‘소꿉’은 아이들이 살림살이하는 흉내를 내며 놀 때 쓰는 자질구레한 그릇 따위의 장난감이다. 세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며 굴욕을 당한 여자프로배구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를 지켜보면 이 팀의 존재 이유가 구단주인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이사의 소꿉놀이 용도에 그친다고 느껴진다.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첫해인 2021-2022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3승-5승-5승에 그치며 올 시즌 우승 팀인 현대건설 힐스테이트(26승 ...
2024.03.19 16:22학령인구 감소로 광주에서 보기 드문 입학 풍경이 벌어졌다. 광주 동구 궁동에 위치한 광주중앙초등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겨우 3명. 광주중앙초는 수년 전부터 폐교위기를 맞을 정도로 매년 신입생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반면 광주중앙초와 불과 1㎞ 떨어진 계림2동의 계림초등학교는 올해 177명의 신입생을 맞이했다. 한 동네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이나는 두 학교는 입학식 풍경마저 상반된 모습이었다. 광주중앙초는 학교 교실에서 단출한 입학식을 진행했지만 계림초는 많은 신입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학교 강당에서 입학식을 ...
2024.03.12 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