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84일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속 광주에서는 8개 선거구에 약 50여명의 예비후보자가 출마를 선언해 선거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권력핵심과 가까운 주류 인사들의 ‘호가호위’식 유세 흐름이 두드러지면서 광주 총선판이 혼란에 빠졌다. 시작은 지난해 12월 말 진행된 여론조사부터다. 예비후보들은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경력을 넣으면 여론조사에서 인지도가 올라간다는 점을 이용해 이재명 관련 직함을 대표 경력으로 명시했다. 민주당은 당내 ...
2024.01.17 14:37쌀쌀한 냉기가 아침·저녁으로 파고들고 있다. 옷을 아무리 껴입어도 살을 에는 추위는 견디기 힘들다. 매서운 겨울, 누구보다 따뜻함이 절실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에너지 취약계층’이다 이들은 대부분 △기초생활수급가구 △차상위가구 △고령독거가구 등 복지 소외계층으로, 도시가스·기름보일러 등 주류를 이룬 난방보다 값이 싼 전기장판·연탄 등에 의지해 한겨울을 난다. 운송·봉사 등이 어려운 도서지역 일수록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본보는 이달까지 이어진 기획보도를 통해 취약계층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전달했다. 이를 통해 지자...
2024.01.16 16:45지난달 28일 대법원 앞에선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만세’ 소리가 울려퍼졌다. 대법원이 전범 기업들에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직후였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이 인정된 2012년 대법원 판결 이후 다른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잇따라 제기한 ‘2·3차 소송’이 오랜 지연 끝에 원고 측 승소로 결론이 났다. 소송이 제기된 지 꼬박 9년10개월 그리고 8년7개월만이다. 원고 중 광주·전남서 징용된 피해자들은 6명에 달한다. 2차 소송은 양영수·심선애·김재림 할머니와 오길애씨의...
2024.01.02 18:04“새끼... 기열!” 해병대의 부조리와 사건 사고를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 ‘해병문학’에 등장하는 말이다. 선임들이 ‘아쎄이’라고 불리는 신병들에게 분노를 표출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 군대서 말하는 기열(기수 열외)에 비해 가벼운 의미다. 최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아쎄이’가 될 것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됐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 해단식 기자회견에서 새해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에 입촌하기 전 해병대 극기 훈련을 받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본인도 함께 하겠다는 의사...
2023.12.28 12:50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이 났다. 지난 6월19일 대통령실은 킬러문항을 배제한 수능 출제기조를 강조했고, 수험생들은 수능을 치렀다. 결과적으로 수학 영역의 한 주관식 문항이 극도로 낮은 정답률을 기록하면서 킬러문항으로 꼽혔다. 이외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높아서 국어 영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에 달하는 등 이른바 ‘불수능’이었다. 없앴다고 했지만 등장해버린 킬러문항, 극악의 난이도를 보여준 국어·수학 영역 등으로 인해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누가봐도 킬러문항이지만 정부는 ‘매력적 오답’, ‘변...
2023.12.19 16:25어느 시대든지 주요한 트렌드를 형성한 세대들이 있다. 이들 세대가 가진 공통점을 하나로 아우른 명칭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일제 말기 국어말살정책의 상황에서 우리말로 쓴 시집 청록집을 펴낸 ‘청록파’ 시인 박목월·조지훈·박두진. 1960년대 한국영화 황금기를 이끈 ‘여배우 트로이카’ 남정임, 문희, 윤정희. 1970년대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음악감상실 ‘쎄시봉’에 모인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오늘날 ‘MZ 아이콘’, ‘초통령’으로 불리는 랩퍼 이영지, 아이돌 그룹 아이브, 뉴진스 등. 지역에서는...
2023.12.14 15:51소비심리 회복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소비를 촉진해 내수경기 활력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동행축제’가 4일 개막한다. 중기부는 28일간 열리는 ‘눈꽃 동행축제’에 참여할 전국 우수 중소·소상공인 100개사를 선정했지만, 광주지역 참여기업은 단 2곳으로, 지역소외 문제가 불거졌다. 동행축제의 지역소외는 광주뿐만이 아니다. 최종 선정된 100개사 중 수도권 소재 기업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동행축제에 참여하는 100개 기업은 △서울 19개사 △경기 19개사 △인천 3개사 △ 강원 5개사 △충북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2023.12.03 17:22광주 동구 산수동이 시끌벅적하다. 산수동 553-24 일원에서 진행중인 가로주택정비사업 때문이다. 현재 지하 2층~지상 27층 높이 아파트 196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가 치매 노인 A씨에게 동의서를 받아 문제가 불거졌다. A씨는 치매환자로 2년전 병원에서 중증치매인 피질하 혈관성 치매(F2) 진단을 받았다. 치매 증상은 거의 매일 발현되는 질병이다. 지난해 10월 8일도 마찬가지였다. A씨는 이날 조합측 현장 설명회에 참가해 조합설립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당연히 A씨의 기억에는 없었다. 왜 ...
2023.11.26 14:57광주 지역 취약 노동자들의 버팀목이던 노동 3센터가 내년부터 대폭 축소 운영된다. 일각에선 노동인권 후퇴의 징후라고 말한다. 원인은 늘 그렇듯 ‘돈’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세수 재추계를 통해 올해 예산 편성 당시 예상했던 400조5000억원 대비 14.8%가 덜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59조1000억원의 세금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역대급’ 세수 펑크가 현실화된 셈이다. 구멍을 메꾸는 일은 보통 약자들의 몫이 된다. 광주 노동 3센터 축소 역시 같은 맥락이다. 광주시는 세수 부족에 따라 내년도 광주 3개...
2023.11.21 13:09‘교토삼굴’(狡兎三窟). 만일을 위해 이중삼중 대비책을 마련하는 영리한 지혜로 위기를 피하거나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미래의 위기를 예측·대비해 큰 화를 피하라는 뜻이다. 최근 지역에서도 교토삼굴의 자세로 의료 인프라를 준비해 온 강진의료원이 화두가 됐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장애인 산모가 탈없이 분만하게끔 도와줬기 때문이다. 통상 장애인 산모는 지역에서 분만을 시도하지 않는다. 산모·신생아 모두에게 위험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까지 확진됐다면 더욱 수술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강진의료원...
2023.11.20 14:13본 기자는 현재 광주를 떠나 일본 오키나와에 있다. 지난 1일 시작된 KIA타이거즈의 마무리 훈련을 취재하기 위해 출장을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14일)은 지난 9일 일본에 입국해 4일 훈련 1일 휴식 체제에 맞춰 취재를 시작한 지 어느덧 마지막 날이다. 이번 출장에서 KIA 선수단의 훈련을 지켜보며 느껴진 가장 큰 키워드는 ‘열정’이다. 김종국 감독과 진갑용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를 필두로 이창진, 김호령, 이우성 등 고참들과 강동훈, 김민재, 최지웅, 이상준, 김두현 등 신인들까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새 시즌 설욕을...
2023.11.14 15:57지난 10월 21일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만난 유가족들은 “보고싶다”, “그립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하지만 10월 29일만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지옥’이었다고도 말했다. 이태원 한복판에서 자식이 실종됐다는 소식에 머리가 하얘지며 허둥지둥 올라간 서울은 너무 넓었으리라. 한남동 주민센터를 찾아가 실종신고를 해보고, 받기만을 기다리는 전화에서 들려오는 건 가족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이의 목소리였다. 그렇게 수십시간을 헤매서야 겨우 만난 아들의 얼굴은 너무 차가웠고, 웃음이 많던 딸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
2023.11.07 16:18자원순환 활성화를 위한 화순군의 시책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화순군은 지난 8월부터 종이팩·폐건전지 교환사업, 재활용품 무인회수기 설치, 빈용기 반환수집소 설치, 재활용 동네마당 등을 운영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사업으로 9월 말 기준 종이팩 4180매 수거로 화장지 3200롤, 폐건전지 3만4190개 수거로 새 건전지 6838개가 교환됐으며 회수기를 통해 캔과 투명페트병 12만3480원 상당이 회수됐다. 빈용기수집소의 경우 같은 기간 소주병 3만3890개(338만9000원), 맥주병 4865개(63만2450원 상당)가 현...
2023.11.05 15:14구시청 사거리. 단번에 노란 지붕이 떠오르는가. 그 모양새가 각인된 탓일까? 광주사람에게 네이버 지도에 나오지 않는 지명인 ‘구시청 사거리’의 위치를 물어본다면, 모두 같은 곳을 가리킬 것이다. 어느새 ‘구시청 사거리’라는 대명사가 된 이 노란 지붕의 철제 구조물은 사실 (재)광주비엔날레와 광주시가 도심 곳곳에 건축적 성격의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프로젝트인 ‘광주폴리’의 작품 중 하다. 이것(?)의 진짜 이름은 ‘열린 공간’이다.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한국 고전건축물의 누각, 처마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설치작...
2023.11.02 15:48매년 이맘때쯤이면 바람에 엉겨 붙은 달큰한 냄새에 집중하곤 한다. 그 향이 만리까지 간다고 해 ‘만리향’이라는 별명이 붙은 금목서 이야기다. 금목서는 녹음이 단풍으로 물들고 낙엽이 되어 가지를 떠날 때쯤 꽃을 피우는 덕에 그 존재감이 더욱 빛나기도 한다. 하지만 75년 전 가을에는 달랐다. 이 향긋한 꽃 냄새도 지독한 피비린내를 가릴 수는 없었다. 1948년 10월19일 시작된 여순사건은 당시 여수시에 주둔하고 있던 14연대가 제주 4·3 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무장 반란을 일으켜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
2023.10.31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