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도전정신, 삶에 희망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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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불굴의 도전정신, 삶에 희망을 쏘다
산악인 김홍빈 도전정신 담은 휴먼드라마 전시||30일부터 10월25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사진전시관||'산 넘어 삶' 주제… 사진 120장 비롯 등반장비 전시 
  • 입력 : 2020. 08.09(일) 16:20
  • 박상지 기자

김홍빈 작 '정상에서 바라본 남봉, 에베레스트'(2007)

1964년 고흥에서 출생한 김홍빈은 송원대학 산악부 활동으로 산악인생을 시작했다. 대한산악연맹에서 주최하는 해외 원정대에 연이어 선발되는 등 주목받는 유망주였으나 28세에 홀로 도전한 북미 매킨리(6194m)에서 사고를 당하고 열 손가락을 절단하게 된다. 이후 굴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하여 산악인들의 꿈이자 목표인 7대륙 최고봉과 8000m 13좌를 섭렵하고 현재 8000m 14좌 마지막 등정만을 앞두고 있다. 인류 역사상 8000미터 14좌를 완등한 산악인은 43명이며, 김홍빈 산악인처럼 장애를 지니면서 이와 같은 기록을 가진 산악인은 전무하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지역 출신 산악인 김홍빈의 산악사진전 '산 넘어 삶'을 오는 30일부터 10월25일까지 시립미술관 사진전시관에서 개최한다. 김홍빈은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과 8000미터 13좌를 완등한 장애인 산악인으로 등반 중 사고를 당해 장애를 겪으면서도 부단히 산에 오르는 도전정신을 보여 왔다. 이번 전시는 김홍빈의 등반과정을 기록한 사진을 통해, 고산의 스펙타클한 감동과 아름다운 도전정신을 담은 휴먼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번 전시는 김홍빈과 그의 원정대, 현지 셰르파가 촬영한 등반 관련 사진 120여점을 중심으로 한 산악사진과 현장에서 등반과정을 기록한 등반기, 손가락을 잃은 김홍빈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등반장비 등의 자료들로 구성된다.

전시장은 총 5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각각 거봉의 아우라를 보여주는 '산 넘어 산', 사고 당시를 다룬 '산 사람', 대자연과 등반의 면면을 선보이는 '운명을 껴안다', '삶보다 높은 산은 없다', 등반 외의 활동들을 담은 '희망이라는 이름의 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아카이브 라운지에는 김홍빈 산악인의 등정을 위한 실물자료와 기록 자료가 전시되어 이해를 돕는다.

전시 도입부인 '산 넘어 산'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일컫는 히말라야 8000미터 14좌를 비롯해 평지에서는 볼 수 없는 고지대의 광활하고 독특한 자연경관을 담고 있는 사진이 눈앞의 광경처럼 펼쳐진다. 히말라야 높은 봉우리들의 눈과 빙하, 설원으로 가득한 풍경이 펼쳐지면서 코로나 시국과 삶의 분주함으로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시원한 휴식과 감동을 선사한다.

1983년부터 1995년에 걸친 사진자료들은 김홍빈의 대학 산악부 시절부터 북미 매킨리에서의 사고, 다시 산악인의 길로 돌아온 일련의 삶의 궤적을 보여준다. 비운의 사고에도 굴하지 않고 삶을 이끌어온 김홍빈의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전시장 중앙에는 스펙타클한 대자연의 풍경과 끝없이 산에 오르는 한 인간의 대비를 통해 숭고한 도전정신을 느끼게도 한다.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기후 속에서 손가락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를 안고 정상에 오르는 김홍빈의 여정은 더욱 눈물겹도록 혹독하다. 일상의 작은 어려움 앞에서도 금세 좌절하는 우리에게 그의 의지와 열정은 희망으로 다가온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장애를 지닌 산악인으로서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김홍빈산악인의 사진전인 '산 넘어 삶'으로, 한 인간의 숭고한 활동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이 전시를 통해 코로나시대에 적극적인 활동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위로와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홍빈 작 '북미 매킨리 정상'(1998)

김홍빈 작 '구름위의 정상 그 직전, K2'(2012)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