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22-1> 대출 또 대출… 처참한 '코로나 1년 자영업 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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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22-1> 대출 또 대출… 처참한 '코로나 1년 자영업 계산서'
명절 연휴에 한 팀 받은 식당주||대출로 생계유지 악순환 지속||노래방 매출 200만원 '투잡'불사||"5인 이상 인원 제한 풀어달라"
  • 입력 : 2021. 02.14(일) 18:08
  • 최황지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상가 임대료 등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14일 광주시내의 한 번화가에 시설비와 비품비, 권리금을 받지 않는다는 임대 현수막이 붙어있다. 나건호 기자
"설 연휴에 딱 한 테이블 받았어요. 추석 연휴보다 더 사람이 안 오더라고. 목까지 숨이 찬 느낌이야. 더는 참기 힘들 정도로 막막하지."

민족 대명절 설에도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졌다.

광주 서구 농성동에서 요식업을 운영하는 이모(54)씨는 이번 설에도 가게를 열었다.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로 맘 놓고 쉴 수가 없는 상황, 이 씨는 연휴를 반납하고 영업을 감행했다.

그러나 연휴 3일간 식당을 찾은 손님은 단 한 팀에 불과했다.

이 씨는 "물을 하도 많이 먹어서 이젠 아이고 못 먹겠다 싶은 느낌이다. 꿈과 희망을 걸었는데도 똑같다"며 씁쓸해했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1년이 지나면서 자영업자들의 손익계산서는 처참하다.

이 씨의 코로나1년 간 월평균 매출액은 약 1200만원꼴이다. 약 50~6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씨의 식당은 임대료 60만원, 전기·수도요금 등 각종 공과금 150만원, 홀과 주방 직원의 인건비 500만원 등 약 한 달간 고정비용만 700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재료 원가 등을 빼면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150~200만원 남짓이다.

이 씨는 "임대료가 싸서 이 정도다. 다른 식당의 임대료는 100만원이 훨씬 넘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 매출액이 2400~2500만원 선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이 씨의 매출액은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6월부터 방문판매업체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광주 내에서 쏟아지면서 매출 하락은 가속화됐다. 6월엔 한 달 평균 매출이 700만원선으로 뚝 떨어졌다. 결국 직원 월급을 위해 4500만원의 빚을 졌다.

이 씨는 "투잡을 뛰기 위해 작년 12월 건강보험에 가입해서 자영업자에게 주는 국가재난지원금도 못 받았다"며 "자영업자에겐 손해가 너무 커, 100만원은 의미가 없긴 해도 반찬값을 보탤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방역 지침에 대한 불만도 적잖다.

이 씨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계속 유지한다면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한 단계 하향했으면 9인까지 모임을 허용해주는 방안도 검토했어야 한다. 피해 보는 사람은 계속 피해를 보는 구조다"고 호소했다.

이 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광주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구모 씨는 지난 1년간 월평균 매출액 20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일주일을 통틀어 약 2~3 테이블의 손님을 받는 꼴이다.

그러나 노래방을 유지하기 위한 임대료 100만원, 전기·수도요금 등 20만원, 신곡비·저작권료 유지비 20만원 등을 떼면 남은 돈은 60만원이다. 구 씨는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악조건에 처했다.

그는 "아르바이트보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더 못 내고 있다"며 "주변 노래방 업주분은 붕어빵 굽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절박하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숨 지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