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24-3> 백신접종 시작에 "유일한 희망·그래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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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24-3> 백신접종 시작에 "유일한 희망·그래도 걱정"
■백신 접종 시작 시민반응 들어보니||자영업자 "매출 회복…백신이 정답"||코로나 블루 퇴치·일상회복 기대도||요양보호사 "안내 못받아 불안해"||"교육공백·격차… 아이들 위해서"
  • 입력 : 2021. 03.01(월) 17:52
  • 최황지 기자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회차 접종일인 지난 26일 광주 광산구 보훈요양병원의 접종자들이 접종 후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관찰실에서 대기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광주·전남에서도 요양병원 및 시설 종사자·입원환자에 대한 코로나19 예방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지역 시민들은 기쁨과 걱정이 교차하는 반응을 보였다.

● "유일한 희망"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일선에서 손실을 감내해야 했던 자영업자들은 백신을 '유일한 희망'으로 봤다.

광주 서구 농성동에서 요식업을 하는 이모(54) 씨는 "소상공인들은 백신접종이 시작돼 매출 정상화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광주시내에선 영업 제한시간이 해제돼 현재 가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 매출은 다시 하락한다. 결국 백신 접종으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유일한 대안인 것 같다"고 밝혔다.

대면 서비스업 종사자들도 희망을 내다봤다. 미용업에 종사하는 손은빈(22·여)씨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손님이 줄어 매출이 많이 하락해 미용실도 디자이너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면서 "백신이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했으니, 거리두기 상황도 많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손님을 대면하는 서비스업 종사자의 숨통도 트일 것 같다"고 했다.

● 백신, 일상을 되돌릴 수 있을까

백신 접종은 시민들에게 일상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낳았다.

취업준비생인 김모(28·여) 씨는 "작년에 한 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취업을 했다가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되면서 발령이 연기되고 있다"며 "취업시장도 한파가 불고 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완료돼 일상으로 서둘러 되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집콕 생활'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민들은 백신 접종이 보편화되면 사회적 간격을 다시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사원 박준영(42)씨는 "가족과 나들이를 가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잘 돌아다니던데, 우리는 걱정이 많아 그러질 못했다"면서 "직장과 집만 오가다 보니 삶이 지나치게 단조로워지고, 가끔 우울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효과적인 백신이 빨리 보급돼 마음 놓고 외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 백신에 대한 우려와 걱정

이번 백신 접종은 요양병원·요양시설 등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가 대상명단에 먼저 올랐다.

타 지자체는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복지사도 백신 접종 명단에 올라 접종을 시행했지만 광주·전남에선 아직까지 요양복지사가 예방 접종을 받은 경우는 없다.

광주에서 요양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선화씨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공무원에 준하는 고위험성을 갖고 있는 집단이라 접종 1호 대상자라고는 알고 있으나 광주에서 예방접종과 관련한 안내 사항은 전혀 받지 못했다"며 "백신접종이 순차적으로 시작되고 있지만 어떤 매뉴얼도 안내 받은 게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바라보는 걱정 어린 시선도 존재한다.

주부 이정원(38)씨는 "그저 사람 많이 만나는 남편과 갓 초등학생이 된 아이가 걱정이다"면서 "독감 주사와 다를 것 없다던데,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하더라. 도입 초기인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보거나 더 좋은 백신이 나올 때를 기다리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우려했다.

또한 학원을 운영하는 김정훈(40)씨도 "운영 포기를 수차례 고민할 만큼 힘든 시간이었다. 백신 접종 소식에 한 가닥 기대가 생기긴 했지만, 효과적인 면에 있어 여전히 걱정이다"면서 "백신 종류에 따라 예방률이 천차만별이라 어떤 것을 맞아야 할지도 고민이다. 100%도 아니라 맞는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도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백신 접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 교육 공백이 생긴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초등학교 교사 박다솜(27)씨는 "감염병에 취약한 아이들 걱정으로 1년을 보냈다.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교과과정이 밀려 학습 성과도 내기 어려웠다"면서 "고령자나 의료진이 먼저 접종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아이들도 최대한 빨리 접종해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최황지·오선우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