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고택에서 수화를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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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김환기 고택에서 수화를 기억하다
신안문화사랑협동조합 창립기념전||6월7일까지 신안 안좌도 김환기 고택서||강민구·고근호·홍성담 등 28명 40점 전시
  • 입력 : 2021. 04.20(화) 16:22
  • 박상지 기자

정정엽 작 '씨앗-심해'

신안 안좌도에 있는 김환기 고택은 수화(樹話) 김환기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다. 수화는 이곳에서 초등학교까지 다니다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도시로 나갔으나 신안의 푸른 바다를 잊지못해 청년시절 고택으로 다시 돌아왔다. 고택의 일부였던 인근 건물에 화실을 마련하고 작업에 매진했다.

수화의 작품 속 푸른색은 신안 앞바다가 모티브가 됐다. 100년전 수화의 부친이 직접 백두산에서 옮겨온 소나무로 지어져 문화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이곳은 현재 국가민속문화재 251호로 등록돼있다. 수화의 손때가 묻어있는 까닭에 미술인들에게 고택은 성지나 마찬가지다. 1004대교가 완공되기 전에도 안좌도에는 전국에서 미술학도와 화가들의 꾸준한 방문이 이어지곤 했다. 1004대교 완공 후에는 일반 관광객들도 김환기의 흔적을 찾아 고택을 찾고있다.

텅 비어있었던 김환기 고택이 지역 작가들의 작품으로 가득찰 전망이다.

신안문화사랑협동조합(이하 신문사) 창립기념전 '달빛, 바다에 빠지다-수화를 기억하는 예술가들'이 23일부터 오는 6월7일까지 신안 안좌도 김환기 고택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향후 연례적으로 운영될 '수화 김환기 미술제' 창립 행사로, 고택을 방문하는 이들의 아쉬움을 채워주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신안이 낳은 국민화가 수화 김환기의 예술세계를 기념하고 제2·제3의 김환기가 배출될 수 있는 예술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신문사의 의지도 담겨있다.

창립전에는 강민구·고근호·김준현·김화순·김희련·박건·주홍·천현노·홍성담·홍성민·승지나 등 총 28명의 예술가가 참여한다. 참여작가들은 스스로를 수화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작가임을 자처하고, 수화를 오마주하는 작품 40여점을 출품한다. 출품된 작품은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아닌 김환기 고택 내외부를 비롯해 인근 창고와 빈 벽 등에 전시돼 그동안 미술관 전시와는 다른 실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를 기획한 신문사 관계자는 "이번 창립전이 신안을 창의적인 예술가들이 예술 활동하기 좋은 즐겁고 활기 넘치는 예술의 섬 신안으로 만들어 가는데 씨앗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참여예술가 전원이 자발적이며 자력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밝혔다.

한편 신문사는 신안을 기반으로 신안주민과 함께 공공의 예술적 가치와 신안 예술발전을 모색하고 행동하는 문화를 지향하는 문화예술협동조합이다.

박미화 작 '달토끼'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