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씨앗 지킴이' 여성농부 삶·애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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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토종씨앗 지킴이' 여성농부 삶·애환 담았다
전남여성가족재단 ‘여성생애사’ 출간||‘토종씨앗을 지키는 전남여성들’||김순덕·안희순·변현단 농부 기록||지역여성 자긍심 고취·도전 함양
  • 입력 : 2022. 03.01(화) 16:02
  • 최권범 기자

변현단씨

'토종씨앗'을 채종하고 보존해온 전남 여성농민들의 삶과 애환을 담아낸 책자가 나왔다.

전남여성가족재단은 분야별로 전남여성의 삶을 재해석해 책자로 발간하는 '전남여성생애사' 16번째 작업으로 토종씨앗으로 농사를 짓는 여성농민의 이야기 '토종씨앗을 지키는 전남여성들'을 발간·배포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남도 지역혁신협의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경아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가 글을 쓰고, '집시 바람새 바람꽃', '바람에 눕다 경계에 서다 고려인' 등의 사진전과 사진집을 낸 한금선 작가가 사진을 실었다.

전남여성생애사 발간은 2011년부터 지역 여성의 자긍심 고취와 도전의식 함양을 위해 시작된 사업으로, 사회적·정치적 영역에서 기록되지 않은 여성의 삶, 경험, 업적 등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재단은 그동안 독립운동과 사회공익운동을 전개해 온 인물들,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여성의병 '어란', 결핵환자의 어머니 '여성숙', 진도 홍주제조 명인 '허화자', 조선시대의 여성문인 '송덕봉', 섬마을 성녀의 고무신 행전 '문준경 전도사', 갑오의 여인 '이소사' 등 전남여성들의 생애사를 기록해 왔다.

이번에 발간한 '토종씨앗을 지키는 전남여성들'은 농도인 전남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물다양성 보존과 생명의 지속성을 기록한다는 의미를 담아 토종농사를 짓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은 담양의 김순덕, 화순의 안희순, 씨드림의 변현단 농부다.

대대로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혹은 친정어머니가 딸에게 물려주었던 씨앗은 본디 생명을 담고 있다. 또한 미래의 삶이 씨앗 안에 담겨있다. 하지만 씨앗이 다국적 자본에 의해 점유되면서 씨를 받지 못하는 단종 씨앗들이 우리 농토를 채우고 있다. 우리네 논두렁과 밭두렁을 가득 채웠던 다양한 생명의 씨앗들이 이제 더이상 씨를 받을 수 없는 종자(終子)들로 대체되고 있는 것. 남도의 땅에 뿌리를 박고 여기에 맞게 적응하며 살아갈 채비를 하는 토종씨앗들을 소중히 받아 이 씨앗들에 맞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여성농부들의 삶을 구술 채록하고, 기록하게 된 이유다.

안경주 전남여성가족재단 원장은 "사회적, 정치적 영역에서 기록되지 않은 여성의 삶, 경험, 업적 등을 역사화하는 작업은 지역여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의 주체적인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이번에 발간한 책자를 계기로 전남이 전통과 미래를 엮어 미래의 식량을 준비하는 묵직한 대안을 내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한편 '토종씨앗을 지키는 전남여성들'은 전남여성가족재단 홈페이지 여성친화문화사업 메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화순의 안희순 농부

담양의 김순덕 농부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