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봄… 화폭에 담긴 '꽃과 새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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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봄봄봄… 화폭에 담긴 '꽃과 새의 향연'
의재미술관 소장품전||'꽃과 새가 어울린 자리'展||오는 6월 12일까지 전시||‘화조화’·‘기명절지화’ 선보여||허백련·행면 작품 등 60여점
  • 입력 : 2022. 03.09(수) 15:45
  • 최권범 기자

허백련 작 '춘풍' 의재미술관 제공

새 봄을 맞아 화폭에 담긴 꽃과 새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의재미술관은 올해 첫 번째 소장품전으로 오는 6월 12일까지 '꽃과 새가 어울린 자리'를 연다.

의재미술관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소장품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첫 번째 전시는 꽃과 새를 주제로 봄을 알리는 내용을, 여름에 시작하는 두 번째 전시는 산과 물이 있는 산수화 작품을, 가을에 시작하는 세 번째 전시는 서예와 사군자 등 선비의 고상한 취미를 주제로 기획했다.

첫 번째 소장품전 '꽃과 새가 어울린 자리'는 의재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화조화(花鳥畵)'와 '기명절지화(器皿折枝畵)'를 선보이는 전시다. 의재 허백련(1891~1977)의 작품을 비롯 허백련의 제자이자 동생인 목재 허행면(1906~1964), 장손자인 직헌 허달재의 작품 등 총 60여 점이 만나볼 수 있다.

여러 종류의 꽃과 새 그림은 계절이나 자연의 일부를 표현하는 한편 각각에 상서로운 의미를 담아 오래전부터 우리의 생활공간을 풍요롭게 꾸며왔다. 허백련과 제자들의 작품 중에는 매화, 모란, 연, 수선 등 문인들이 좋아하는 식물들과 여러 새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이같은 소재들을 그리면서 그 소재가 갖는 '우의(寓意)'와 상징성을 드러내는 화제를 함께 써 의미를 더했다.

'기명절지화'는 여러 기물로써 현실에서 추구하는 바를 우의적으로 표현한 실용화이자 장식화다. 의재의 기명절지화에는 그가 좋아하는 기물들이 한 화면에 모아져 있다. 평생 삶의 지표로 삼았던 동양의 경전을 쓴 두루마리, 즐겨 마셨던 차를 끓이는 화로나 차 주전자 외에 난, 수선화 같은 절지화, 포도, 감, 밤과 같은 과실류 등이 적절히 배치돼 있다.

의재 허백련의 화조화나 기명절지화는 다루는 소재의 폭이 매우 넓을 뿐 아니라 각각의 표현방식이나 색감도 개성이 있고 깊이와 운치가 있다.

목재 허행면의 꽃그림의 소재는 의재와 비슷하나 사실성에 바탕을 둔 자유로움이 있으며, 직헌 허달재의 작품은 전통을 현대화해 기품이 있으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의재미술관 관계자는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느라 계절이 바뀌어도 실감하기 어려운 요즈음, 이상적인 삶을 꿈꾸며 즐겼던 화조화나 기명절지화가 가슴 속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시를 통해 그림 속 꽃향기와 새소리를 벗하며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이 많은 사람들의 삶에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행면 작 '사계군방도' 의재미술관 제공

허달재 작 '백매' 의재미술관 제공

허달재 작 '백매' 의재미술관 제공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