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적지 옛 적십자병원 사실상 '원형 보존'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광주시
5·18 사적지 옛 적십자병원 사실상 '원형 보존'
광주시 5·18기념사업위 보존 심의||본관, 별관 등 4개 부속건물 존치||인접 부지 추가 매입·보수공사 에정
  • 입력 : 2022. 06.15(수) 17:15
  • 최황지 기자
5·18관련 시민단체들이 '옛 광주적십자병원 시민 품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제11호인 옛 광주 적십자병원 복원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제11호인 옛 광주 적십자병원이 사실상 원형 보존된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철거나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할 것으로 확인됐지만, 역사성과 상징성을 감안해 필수 보강공사만을 거쳐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할 예정이다.

15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와 5월 3단체,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5·18기념사업위원회는 최근 옛 적십자병원 보존 방안 심의를 위한 전체 회의를 열어 본관동과 4개 부속건물(별관, 창고, 영안실, 기아보호소)에 대한 보존 방향을 결정했다.

심의 결과,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3501㎡에 달하는 본관동은 내진 보강 차원에서 남측 응급실 복도 우측 벽돌벽(면적 928㎡)만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철근콘크리트 벽을 세워 원형을 최대한 살리기로 했다. 벽돌을 쌓아 올려 벽을 만든 조적조 방식으로는 내진 성능 확보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본관동에서는 1980년 5·18 당시 인근 주민들뿐만 아니라 유흥업소 종업원까지 부상당한 시민들을 위해 헌혈에 동참한 역사적 장소다.

위원회는 이같은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대한적십자사 헌혈의집을 유치하고 방문자센터도 마련한 다음 여유공간에는 문화예술창작소, 문화산업기업 인큐베이터 등을 조성하자는데도 뜻을 같이했다.

별관(지상 2층, 165㎡)과 창고·영안실(각 지상 1층, 연면적119㎡), 기아보호소(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133㎡) 등 4개 부속건물은 안전진단 결과 철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졌으나 5월 역사를 품고 있는 상징성 등을 감안해 최소한의 보수공사를 거쳐 원형대로 유지키로 했다.

옛 적십자병원은 지난해 8월 안전진단 결과 5개 건물 중 본관동·별관·창고·영안실은 D등급, 기아보호소는 E등급을 받았다.

시는 이와 별개로 모 학교법인과 협의해 병원 주변 부지 2필지(59.5㎡)를 매입해 보수공사에 나설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정밀진단을 토대로 논의를 거쳐 사실상 원형 보존에 가까운 방안을 최종 결정했다"며 "하반기 추가 예산을 확보해 보수공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5·18 당시 의료진들이 부상자 치료에 헌신하고 헌혈행렬로 뜨거운 시민정신을 나눈 역사적 공간으로, 서남학원이 지난 1996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매입해 서남대 부속병원으로 운영하다 2014년 휴업했다.

서남학원은 경영 부실 등으로 2018년 교육부로부터 폐교 명령, 처분허가 승인을 받아 교직원 체불임금 지급 등을 위해 2019년부터 적십자병원 공개 매각을 추진했고, 민간으로 넘어가면 아파트 건립 등으로 사적지 훼손이 우려된다는 5월 단체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광주시가 지난해 7월 88억5000만원에 공공매입했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