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무등산'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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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트로트 '무등산'에 대한 단상
  • 입력 : 2022. 09.15(목) 15:52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최근 라디오를 통해 트로트 가수 김다현의 '무등산' 신곡 발표 인터뷰 내용을 듣게됐다.곡명도 그렇고 이례적으로 광주시청에서 신곡 발표회를 한 터라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인터뷰 내용의 핵심은 7살 때부터 5년간 광주에서 판소리를 배웠고,무등산도 오른 경험도 있고 산이 유명하니까 무등산을 주제로 삼았다는 내용이었다. 신곡은 언제부터 준비를 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 7, 8개월 전부터 작곡가님이 작업하시면서 준비하셨다고 제가 전해들었다"고 답한 것을 미루어 볼때 자신의 의지보다는 어른들의 기획에 의해 무등산 노래를 부른 것으로 추정됐다. 10대 트로트 가수는 " 광주 무등산 노래니까 저는 광주 시민분들께서 많이 따라 불러주셨으면 좋겠고 '여수 밤바다(버스커 버스커 노래)' 처럼 많은 국민분들께 사랑받을 수 있는 곡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신곡 발표 10일째인 14일 현재 동영상 공유 플랫폼 조회수가 26만을 기록하고 있으니 반응은 괜찮은 편에 속한다.하지만 무등산이 많은 광주시민들의 애창곡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이 노래를 접한 후 가진 생각이다. 노래는 시쳇말로 잘 빠진곡처럼 들렸다. 한번만 들어도 익숙해지는 전형적인 트로트 멜로디 라인으로 구성된데다 13살 어린 나이지만 국악 트로트 요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노련한 음악적 감성과 빼어난 가창력을 인정받고 있는 가수가 부르고 있으니 그렇다. 단 '산까치 날아드는 무등산에는'으로 시작되고 '아아아아 빛고을 무등산에는 그리운 메아리만 쓸쓸히 남았네'로 끝나는 노랫말은 트로트 장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광주시민 정서와 겉도는 느낌이 확 들었다.

대중가요이든 팝음악이든 가수 음색이 제일 중요하고 멜로디와 가사를 그 다음으로 치는데, 새 노래 '무등산'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지도 못했고, 감성을 건드리지도 , 노랫말이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감상평이다. 가수와 멜로디 , 가사 가운데 한 개 이상은 흡입력 내지는 중독성이 있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트로트가 많은 국민들이 사랑하는 대세 장르이고 특정 지명이 제목에 들어간 노래라고 해서 지역민이 즐겨 부르는 대표 노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노래를 저평가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히트곡이 되길 기원한다. 광주시민들이 저절로 흥얼거리는 그런 광주 대표 노래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의 아쉬움 표명으로 여겨주기를 바란다.광주를 상징하는 노래가 제작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어서다. 1987년 길옥윤 작곡의 '시민의 노래'가 있었고 지난 2020년 광주시가 전문 업체에 의뢰해 나온 '아름다운 광주'란 노래에 이어, 지난해에는 광주 문화계 인사가 기획하고 일반 시민들이 성금을 보태고 광주 출신 가수 김연자가 부른 '무조건 광주로' 가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 노래들은 아직 광주를 떠올릴 정도로 대중성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한 지역을 대표하는 노래로 평가받으려면 최성원이 부른 '제주도의 푸른밤'처럼 노래 한 소절만 들어도 추억에 빠지고 바로 그 곳으로 달려가고픈 충동을 일으키는 힘이 있어야만 하지 않을까 싶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