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승격'위해 극강의 지옥훈련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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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승격'위해 극강의 지옥훈련 돌입
광주FC 동계훈련장에 가다||7일 광양서 3주간… 오전부터 시작돼 야간 훈련으로 마무리||박진섭 감독 "광주 후반 실점 막으려면 체력 모두 상승시켜야"
  • 입력 : 2019. 01.08(화) 18:20
  • 최황지 기자

올해 광주FC의 주장에 선임된 김태윤이 8일 광양의 한 운동장에서 맹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겨울의 태양이 그라운드를 밝게 비췄지만 매서운 바람이 피부를 얼얼하게 하는 맹추위가 덮친 8일 광양의 한 운동장. 지난 7일부터 이곳에서 프로축구단 광주FC가 동계훈련을 시작했다.

이날 선수단 훈련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진행됐다. 오전 훈련은 오전 10시~12시까지, 오후 훈련은 오후 3시~5시까지다. 격일마다 야간 훈련도 편성됐다. 최대 하루 3구간으로 나누어 진행되는 동계훈련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고개를 내두를 정도의 '지옥 훈련'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날 훈련은 '써킷 트레이닝'으로 구성됐다. 써킷 트레이닝이란 박진섭 광주 감독이 선수들의 체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고안한 12가지의 체력 훈련을 일컫는다. 12개로 구성된 각 코스를 2인 1조로 구성된 선수들이 순환하며 2시간여 동안 소화하는 게 이 훈련의 진행 방식. 각 코스별로도 고난이도의 동작들이 많다. 윗몸 일으키기 하나에 공을 헤더로 하나씩 되치기, 장애물 피해 공 드리블 하기, 푸쉬업하기 등의 고강도 운동들이 쉴틈없이 계속된다.

지난 10월 시즌이 끝나고 휴식기간을 가졌던 선수들이 극강의 체력 훈련 앞에서 지친 기색을 보였다.

유경열 수석코치, 조성용 코치, 주용국 골키퍼 코치 등의 지도로 진행된 이번 훈련에선 오히려 지도자들보단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한 고참선수가 "애들아 곧 끝난다!"고 외치면 "끝난다는 말만 몇 번 듣는지 모르겠다"며 농담을 나눌 만큼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이 진행됐다.

이 훈련을 직접 설계한 박진섭 감독은 "광주의 고질적인 문제는 후반 20분 이후에 체력이 떨어져 실점을 많이 허용한다 것"이라며 "(이런 이유에서) 이번 동계 훈련은 선수들의 체력을 강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고, 민첩성과 순발력도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도 병행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팀에 입단한 신인선수들에겐 지옥훈련이 매우 난이도 높은 관문이다. 최근 광주에 입단한 이희균(20)은 "체력훈련이 많이 힘들다. 시간이 정말 안간다"고 애교 섞인 하소연을 털어놨다.

써킷 트레이닝이라는 훈련을 기획한 박 감독과 벅찬 훈련을 소화해야 하는 팀원들 간 가교역할을 담당하게 된 주장과 부주장의 어깨도 덩달아 무거워졌다. 올해 주장에 선임된 팀의 맏형 김태윤(32)은 "감독님이 올해는 더 강하게 하는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그러나 선수들도 알아야하는 것은 지금 이렇게 강하게 한다고 시즌 끝까지 계속 고강도 훈련을 진행하는 건 아니다. 너무 훈련이 힘들어서 사기가 떨어지는 선수가 있을 수 있으니 내가 중간에서 잘 이야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올해 광주FC의 부주장에 선임된 여름이 8일 광양의 한 운동장에서 장애물을 피해 공을 드리블하고 있다.

올 시즌 부주장에 선임된 여름(29)은 "내가 먼저 훈련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뒤 신인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말걸면 팀원들이 잘 따르는 것 같다"며 "팀이 하나가 되는 게 목표다. 우리 같은 고참들이 먼저 나서서 훈련에 열정적으로 참여해야 강팀으로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광주가 지옥훈련에 돌입한 이유는 지상과제인 '1군 승격'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다.

박 감독은 "작년에 광주에 감독으로 왔을 땐 플레이오프 진출하는 게 목표였지만 이번엔 승격이 목표다"며 "지난번에는 나도 늦게 팀에 합류하기도 했고 그런 바람에 선수단 구성도 늦었지만 올해는 일찍 동계훈련을 시작하는 만큼 기필코 승격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광주는 오는 28일까지 약 20여일간 광양에서 훈련을 한 뒤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동계훈련을 진행한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