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도 그레타 툰베리처럼 행동에 나설게요"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일반
"우리들도 그레타 툰베리처럼 행동에 나설게요"
스웨덴 소녀 환경운동가의 경고를 탐구한 광주 청소년들||중·고등생 30여명 "활동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알릴 것"||기후 위기 알리는 정혜선씨 "청소년 환경 변화에 예민해"
  • 입력 : 2019. 09.29(일) 17:35
  • 최황지 기자

지난 28일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 열린 '1.5그레타 툰베리와 함께' 강연에 참여한 지역 청소년과 시민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현재 전 세계는 14살의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주장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요. 툰베리 또래의 청소년 여러분들이 앞장서야 합니다."

지난 28일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 마련된 '1.5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의 강연자로 나선 정혜선 교사의 말이다. 작은 공간에 둘러앉은 30여명의 지역 청소년들은 기후 변화에 경각심을 느끼고 직접 활동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 교사는 이날 강연회에서 14살의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의 활동을 중심으로 기후 위기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개념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기후 위기에 대한 세계 시민들의 연대 운동 등을 설명했다.

그레타 툰베리는 최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How dare you!"(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요)라며 기후 변화 책임을 물은 스웨덴 출신의 청소년이다. 툰베리는 연설을 통해 "미래 세대들이 당신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를 망치려고 한다면 결코 당신들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라고 메시지를 던져 환경운동가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날 강연을 한 정 교사는 국내 온라인상에선 유명한 '그레타 덕후'다. 페이스북 페이지인 '그레타 툰베리'를 직접 운영하며 툰베리의 페이스북 포스팅, 연설, 활동 등을 한국어로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국내팬들에게 알리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책 '1.5그레타 툰베리'의 공동 저자로서 책도 출간했다.

두 시간 남짓 진행된 이번 강연회에선 그레타 툰베리와 또래인 광주 지역 청소년들이 많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박정윤(15·운암중2)양은 "지구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 없이 살아간다면 지구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특히 선진국 보다는 개발도상국·후진국이 탄소 배출을 하지 않아도 피해를 본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고 강연 소감을 밝혔다.

스웨덴의 16세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툰베리는 기후변화 대책에 소극적인 세계 지도자들을 비난하면서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는데 각국 정치지도자는 돈타령, 영구적 경제성장 타령만 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지도자들이 빈말로 젊은 층의 꿈을 앗아가고 있다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지도자들을 질타했다. AP=뉴시스

강연을 통해 적극적으로 환경 위기를 알리는 '제2의 그레타 툰베리'가 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박 양은 "평소에 환경에 대한 강의를 듣긴 했지만 실천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툰베리는 길거리 시위로 사람들에게 기후 변화를 알렸다. 나도 주변 친구들에게 조금씩 알리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눈을 밝혔다.

전남 등지에서 기후 위기를 알리고 활동하는 정혜선 교사도 이날의 강연이 특별했다. 그레타 툰베리의 UN 연설 이후 환경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2월부터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했지만 최근 일주일 사이에 큰 변화를 겪었다. 학부모·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기후 환경 변화에 대해 관심이 증가해 연대 운동을 더 많이 하고 있다"며 "어른들은 '에이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청소년들은 본인이 계속 살아가야할 지구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다. 환경감수성이 어른들보단 더욱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이 끝나고 지역 청소년들은 작은 모임을 꾸렸다. 삼삼오오 모여 지구를 아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토론하고 환경을 아낄 수 있는 실천적 대안들을 논의한다. 주요 환경 운동이 수도권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이 같은 작은 모임은 지역 청소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실질적 창구가 될 전망이다.

정 교사는 "환경 연대는 당위를 위해 모이기보다는 내가 이해받는 느낌, 공감 받는 느낌이 들어야한다"며 "'기후행동 해야 해!'라고 거창하게 시작하기 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육식을 줄이고, 텀블러를 사용하는 행동들을 서로 이야기하며 소소하게 모이는 게 첫걸음이다"고 강조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