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회화에 새겨진 5·18 민주열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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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도자회화에 새겨진 5·18 민주열사들
오만철 작가 ACC서 내달 11까지 '5·18 영혼들' 전시||홍남순·윤상원·박기순 표현… "광주 역사 기억하길"
  • 입력 : 2019. 11.28(목) 17:06
  • 최황지 기자
오만철(56) 작가의 '5·18의 영혼-도자회화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여는 도자회화 특별기획전 작품 일부. 왼쪽부터 홍남순 인권 변호사, 윤상원·박기순 열사. 오만철 작가 제공
화가와 도예가의 경계를 허무는 오만철 작가가 이번엔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열사들을 백자도판에 그려냈다.

오 작가는 내달 11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 6관에서 '5·18의 영혼 도자회화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도자회화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도자회화는 백자도판에 그림을 그린 뒤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낸 형식이다. 흙과 불이 회화로 표현된 독특한 기법으로 한국적 미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오 작가가 그려낸 소재는 한국의 미를 담을 수 있는 자연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선 홍남순 인권변호사(4점)을 비롯하여 윤상원·박기순 열사(각 1점)의 모습을 도자회화로 재현해 눈길을 끈다.

작품 중에서는 계엄군 고문에 의해 조작되는 끼워 맞추기식 수사에 괴로워했던 홍남순 변호사의 모습 등이 재현됐다. 또한 5·18 시민군 대변인으로 최후 항쟁을 이끈 윤상원 열사의 예술적 다재다능함도 표현됐다. 윤 열사의 통일 염원은 무궁화로 깃들어있다.

들불야학의 창립자이자 노동운동에 헌신했던 박기순 열사의 작품에는 국화를 그려 추모 분위기를 더했다.

오 작가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5·18 광주항쟁의 정신적 지주로 꼽히는 이들을 기리고자 했다"며 "변치 않는 흙·불·혼의 도자 예술이 5·18 영혼들의 정신과 잘 어울릴 것으로 봤다. 전시회 관람객들이 순수한 공동체를 이룬 광주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조선백자의 정수인 달항아리, 겨울 자작, 담양의 죽녹원, 자작나무 등 40여 점도 볼 수 있다.

한편 오 작가는 홍익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단국대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했다. 그는 신설된 세종대 융합대학원 실용예술 포슬린학과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도자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한국 고유의 도자회화를 미술계의 하나의 한류 콘텐츠로 정착시키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세계에서도 오 작가의 도자회화의 가치는 인정받고 있다.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45회 영국 전통 올림피아 앤드 엔티크페어에 참가해 첫 날 작품이 모두 완판됐으며 영국 대영박물관 앞에 위치한 한컬렉션 갤러리에서는 내달 21일까지 초대전이 진행된다. 2020년 2월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아트플러스 갤러리에서도 도자회화 초대전이 예정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