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작가들이 견뎌 온 인고의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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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지천명' 작가들이 견뎌 온 인고의 세월
갤러리 관선재, 3월8일까지 '경계를 넘어서서'전||강운, 김상연, 김효삼, 정춘표 등 38인 초대||평면, 입체, 공예, 서예 통해 삶의 통찰력 보여줘
  • 입력 : 2020. 02.27(목) 17:23
  • 박상지 기자

김상연 작 '길'

공자는 50세를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다. 하늘이 정한 뜻을 알게된다는 의미다. 불혹까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관적인 길을 나아갔다면, 50세 지천명은 하늘이 만든 삶의 이치와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되는 나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천명에 이르기까지 한가지 일에 몰두해왔다는 것은 곧 어떤 현실과도 타협하지 않은채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그 길을 지켜왔다고도 풀이한다.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며 '미술작가'의 외길을 묵묵히 걸어온 이들이 있다. 각자만의 독창적인 예술관을 이루며 광주·전남 예술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이다. 저마다의 예술관으로 지천명에 이른 이들 작가들의 예술적 경지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에서 열리고있다.

지난해 연말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에 새롭게 문을 연 갤러리 관선재는 내달 8일까지 '경계를 넘어서서'를 주제로 지천명을 이룬 작가 38인을 초대해 개관전을 마련했다. 강남구, 강운, 김상연, 김효삼, 박구환, 임남진, 정춘표, 정해영, 한부철, 한희원 등 광주 미술계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중견작가들이 참여해 평면회화에서부터 조각, 설치 등 에술적, 사회적 경계를 넘어선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총 망라했다.

강남구 작가의 만개한 매화에서부터, 강운 작가의 흩어지는 구름을 모티브로 한 작품, 인생을 관조하는 동양사상이 담긴 김상연 작가의 조각작품, 박구환 작가 특유의 서정성이 돋보이는 은행나무, 정춘표 작가만의 사과를 모티브로 한 설치작품, 한희원 작가의 신작까지 지역 작가들의 정체성이 담긴 작품들을 한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가 매력적인 이유다.

박창열 갤러리 관선재 대표는 "이번에 관선재에서 전시하는 작가들은 젊은 시절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한길을 걸어가며 우리 지역 예술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분들"이라며 "이제까지 걸어온 길에서 작가 나름의 예술관으로 한 경지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그 경계를 넘어서서 아직 알 숭 벗는 또 다른 무엇을 찾고 그 무엇에 도달하길 응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갤러리 관선재는 국전 초대작가인 서예가 이동진씨와 박창열씨 부부가 사비를 들여 지난해 연말 광주 예술의 거리 내에 문을 열었다. 옛 백제화랑과 미팜 액자가 들어서 있던 건물을 증축한 이곳은 4층 규모로 1층에는 카페 유유담이, 3층에는 도시형 민박과 게스트하우스 및 예술가공용공간, 4층에는 사무실 겸 작업실로 구성돼 있다.

전시공간인 2층은 166㎡(약 50평) 규모로, 대관중심의 전시 뿐 아니라 청년작가들을 위한 전시와 각종 미술교육 프로그램 등이 개설, 운영될 계획이다.

윤익 미술문화기획자는 "그동안 광주지역 미술계는 타 지역에 비해 유달리 많은 미술인들에 비해 작품발표를 할 수 있는 문화공간들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었다"며 "갤러리 관선재의 개관으로 지역의 수요가 해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지역의 한계를 넘어 국내외 전문 예술인을 초대해 지역의 문화예술을 진흥하는 창의적인 공간으로도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재웅 작 '산수유'

정춘표 작 '미몽'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