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부처님, 빛고을 광주에 나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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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미소부처님, 빛고을 광주에 나투다
석불작가 오채현 내년 10월까지 광주 무각사서 전시||10년간 작업 '사방불' 최근 완성…광주 첫선||석탑·석등·호랑이 등 31점 전시…30년 작품인생 최대규모
  • 입력 : 2020. 11.08(일) 16:07
  • 박상지 기자

오채현 작 '사방불'

조계사, 봉은사, 운문사, 통도사, 월정사 등 전국 사찰에서 대형 미소부처님을 선보여왔던 석불조각가 오채현(58) 작가가 광주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을 갖는다. 2021년 10월31일까지 광주 서구 치평동 무각사에서는 'Covid-19' 극복을 위한 '미소불 작가 오채현의 광주특별전'을 갖는다.

'돌에 새긴 희망의 염화미소'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오 작가가 지난 30여년간 진행해 온 전시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무각사 경내에서는 사방불을 비롯해 오층석탑, 삼층석탑,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미륵불, 석등, 미륵불, 산신, 비로자나불, 부도, 해피 타이거(Happy Tiger) 등 12점이 전시되며 무각사 내 로터스 갤러리에서는 소품 5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인 무각사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것은 초대형 사방불이다. 사방불은 25톤 무게의 경주 화강암 원석으로 만들어졌다. 작품 구상에만 3~4년, 총 작업기간엔 1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 작품은 바닥면의 가로가 2.2m이고 세로가 1.5m, 높이가 3.5m에 이른다. 동쪽에는 관세음보살과 서쪽에는 지장보살, 남쪽에는 석가모니불, 북쪽에는 비로자나불을 조성했다. 동쪽에 조성한 관세음보살은 법의(法衣)를 생략하고 정병을 들고 있는 미소불이 연화좌대에 앉아 있는 모습을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4개면에 새긴 대형부처님 이외에도 공간 공간에 작은 부처님 108분을 조성해 만중생의 염원과 발원이 성취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공간 공간에 연꽃을 타고 있는 작은 부처님 8분을 조성해 8정도를 실천하자는 의미를 담았으며, 여백의 공간에 구름을 탄 부처님 6분을 조성해 6바라밀을 실천해 '코로나 19'를 극복하자는 염원을 담아냈다.

특히 사방불을 정면에서 대하는 남쪽방향 석가모니부처님 곁에는 친견하는 이들이 부처님과 직접 대면하는 의미에서 두 개의 손을 조성해 놓은것을 볼 수 있다. 석가모니부처님을 친견하고 돌아 나오는 반대 끝쪽 출구인 서쪽 지장보살 상 곁에도 두 개의 손을 조성해 기도하는 이들이 사방부처님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오채현 작가는 "부처님은 근엄한 존재라 왠지 모르게 접근이 어렵다"며 "중생에게 더 친근한, 가까이 다가가고픈 부처님을 보여주기 위해 관람객이 손을 얹을 수 있도록 화강암에 손 모양을 새겼다"고 작업의도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높이 5m, 무게 16톤에 달하는 대형 미륵불도 감상할 수 있다. 미륵불은 경북 상주에서 생산된 화강석으로 머리에 갓을 쓰고 중생들의 염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강렬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상호가 조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륵불신의 동서남북 4방에는 6명의 동자상이 조성돼 있는데 이는 중생들이 6바라밀을 실천해 저마다 봉착하는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는 염원을 담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19를 극복하고자 하는 염원도 담아냈다. 또한 미륵불 전면 옷자락에 새겨놓은 동자는 부처님에게 가식 없이 다가가는 의미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미륵불을 향하고 있다.

경내 로터스 갤러리에 전시하는 작품에는 영월 창령사터에서 출토된 오백나한상에서 모티브를 얻은 꾸밈없고 익살스런 나한상 5점도 포함돼 있다. 또한 갤러리 벽면에는 화강석판석에 입불(入佛), 연꽃, 동자, 구름, 연잎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연결한 작품인 '연화장 세계'도 전시된다.

한편 오채현 작가는 전통의 석불양식을 계승해 현 시대 부처님을 조성하는 불모(佛母)로 평가받고있는 불교계 대표 석불조각가다. 경주 출신으로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후 이태리 까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에서 조소를 공부했다. 2005년 바티칸 한국대사관에 '한복입은 성모상'을 제작한 바 있으며 주로 거친 화강암으로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한국적 정서를 표현해내고 있다. 현재 경기도 파주에서 작업하고 있다.

오채현 작 '미륵불'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