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몽에 담긴 일상 속 풍경과 소외된 감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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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백일몽에 담긴 일상 속 풍경과 소외된 감정들
광주신세계갤러리 박두리 작가 초대전||12월8일까지 '프로젝트;긍정적 뜨내기'|| '감정의 흔적' 기록한 40여 점 선보여
  • 입력 : 2020. 11.24(화) 13:45
  • 박상지 기자
박두리 작 '서사뜰채'
박두리 작가는 일상 속 풍경과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이야기를 이미지로 풀어내는 작업을 한다.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풍경, 그 안에서 다시 소환되는 소외된 감정, 그 감정과 얽혀있는 이야기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백일몽의 이미지를 평면 위에 표현한다. 충족되지 못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비현실적인 세계를 상상하는 백일몽은 캔버스 위에 유화로, 또는 그 유화의 이미지로 편집된 영상으로 보여진다. 박 작가의 작업은 지난 2018년 제19회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신인작가상을 수상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미술제 심사평에서 박두리 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최근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유화 페인팅 작업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냈고, 특유의 재기발랄하고 자유로운 조형감각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내달 8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광주신세계미술제 제19회 신인작가상 수상작가전으로 박두리 초대전 '프로젝트; 긍정적 뜨내기'를 열고있다. 이번 전시에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신념들에 대한 백일몽을 표현한 박두리 작가의 회화 및 영상 작품 40여점이 전시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수히 많은 감정들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차마 외부로 표출하지 못한 감정은 각자 내면 깊숙한 곳에 축적하며 살아간다. 여러 관계가 얽히고 설킨 사회에서 요구하는 일종의 '감정 숨기기'에 익숙해지면서 어느새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하는데 무감각해진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일부 억눌려있던 감정들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불쑥 튀어 나오기도 한다.

박 작가는 그러한 '소외된 감정'이 외부로 노출되는 순간이나 풍경, 대상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감정의 흔적'을 기록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다소 기이한 행위들은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반복 되지만 더 이상 그 목적을 상실한 듯 보인다.

어쩌면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태도를 은유적으로 나타내는 듯한 일련의 장면들은 그 행위를 통해 숨겨져 있던 감정들이 밖으로 표출되면서 지속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박 작가는 부유하는 숨겨진 감정들을 찾아 스스로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긍정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나만의 방식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림과 영상으로 남기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시리즈는 각기 다른 이야기와 숨겨진 감정들을 담고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색다른 관람객들과 만나면서 이전과는 또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광주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캔버스와 모니터에 담긴 '긍정적 뜨내기' 특유의 백일몽을 통해 그 동안 숨길 수 밖에 없었던 내면 깊은 곳 감정의 흔적을 찾고, 그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표출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신세계미술제는 지역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전시 지원을 통해 지역미술 및 문화발전에 기여하고자 1996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공모전이다. 미술제에서 수상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초대 개인전을 개최해 지역 젊은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광주를 비롯한 국내 미술계에 알려오고 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