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 김창열… 그들은 어떻게 국내화단의 주역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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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이응노, 김창열… 그들은 어떻게 국내화단의 주역이 됐나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파리로 간 예술가들'전||8일부터 이응노, 이우환 등 23인 회화작품 50여점 소개
  • 입력 : 2020. 12.07(월) 16:17
  • 박상지 기자

김창열 작 '회귀'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서양미술을 직접 접촉하고 수용한 것은 해방 이후 한국미술계의 큰 변화였다. 한국 화가들은 근대화 초기, 일본을 통해 접했던 서구미술을 더욱 근접하게 경험하고자 하는 열망이 높아졌고, 1950년 이후 본격적으로 서양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1950년대 미국은 세계미술계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해외 미술인들을 대상으로 여러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었으나, 한국 미술인들은 프랑스를 선호했다. 프랑스에서 유학한 일본인 교수들의 지도를 받았던 까닭이다. 프랑스는 한국 화가들에게 꿈이자 성공의, 그리고 예술의 본거지로 인식됐다. 서양화단에서도 파리를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해방 이후 최초로 파리로 진출한 미술가는 김흥수와 남관이었다. 기성 작가들 중 파리에서 가장 먼저 개인전을 열었던 작가는 1956년 도불한 김환기였다. 1950년대 파리로 갔던 화가 김흥수, 박영선 등은 구상적 작업을 탈피하며 파리에서 모더니즘을 수용했으며, 이성자와 김환기는 전통과 자연적 요소를 중시한 바젠느 그룹 작품의 경향과 연관되며 작품을 전개했다. 남관과 이응노는 동서 미술의 융합을 시도, 동양의 문자와 앵포르멜 미술을 결합한 문자 추상을 새롭게 선보였다. 1960년대 초 도불 후 귀국한 박서보는 한국의 앵포르멜 미술과 관계하며 추상미술을 전개했다. 특히 이우환과 박서보 그리고 김창열, 정상화, 김기린, 권영우 등은 서로 친교를 맺으며 작업을 전개했고 후일 한국 현대미술의 주역이 됐다.

해방 이후 파리에 체류하며 각자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들의 예술을 향한 열정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9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은 소장작품전 '파리로 간 예술가들'전을 개최한다. 전시에는 이응노, 김흥수, 박서보, 이우환, 김창열 등 23명의 회화작품 50여점이 소개된다.

파리에 진출했던 한국의 예술가들은 서구의 미술을 현장에서 직접 배우고 경험함으로써 국제성을 획득하는 한편 동시에 한국인으로서 또는 자신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했다. 이들은 일제 잔재의 청산과 한국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노력을 담아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갔다. 세계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화와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도전해 갔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형성과 국제화 과정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세계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화와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도전해 갔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형성과 국제화 과정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서보 작 '묘법'

이응노 작 '군상'

이우환 작 'East Winds-7'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