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최초 e스포츠 국제대회 뚜껑 열어보니 "역대 최고 흥행"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e스포츠
광주 최초 e스포츠 국제대회 뚜껑 열어보니 "역대 최고 흥행"
●광주 e스포츠 시리즈 아시아||한국 2팀·일본 1팀·홍콩 1팀 참석||세계 3위 DRX 참가에 지역 '들썩'|| 대규모 오프라인 대회 성료||“종목 발굴·저변 확대 나설 것”
  • 입력 : 2022. 11.27(일) 17:44
  • 정성현 기자
'2022 광주 e스포츠 시리즈 발로란트 아시아'가 열린 27일 광주 동구 광주e스포츠경기장 주경기장에 놓인 '광주e스포츠 시리즈 아시아 우승컵' 모습. 정성현 기자

"올해 광주에서 열리는 대회 중에 이렇게 큰 규모는 없었던 것 같은데요! 팬들도 정말 많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그럼 우렁찬 박수와 함께 대회 시작해 보겠습니다!"

27일 오후 1시 광주 동구 서석동에 위치한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캐스터의 인사말과 함께 '2022 광주 e스포츠 시리즈 발로란트 아시아'가 개최됐다.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광주시·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아시아e스포츠센터가 주최·주관했다.

'광주 e스포츠 시리즈 아시아'는 평소 지역에서 접하기 힘든 국제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추진됐다. 특히 이번 대회는 '호남 권역 최초의 국제 e스포츠 대회'여서 시작 전부터 지역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참가팀은 한국·일본·동남아권의 '2023 VCT 국제리그(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프로 구단을 대상으로 꾸려졌다. △대한민국 DRX·젠지 e스포츠 △일본 제타 디비젼 △태국 탈론 e스포츠 등 4개팀이 참여했다.

발로란트 전세계 3위 팀인 DRX가 광주에 온다는 소식에 경기장에는 일찍부터 친구·연인·가족 등 많은 관객들이 찾아왔다. 이번 대회는 VR·인디게임 체험·경품 추첨 등 기존에 비해 즐길 거리가 많아지면서,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했다.

친구들과 체험 공간을 즐기던 김지은(23)씨는 "주말을 맞아 대학 동기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는데, 대회 경기와는 별개로 즐길거리가 많아서 좋다"며 "특히 경품 추첨 이벤트의 경우 다양한 상품이 준비돼 흥미로웠다. 방금 전 3등 상품으로 'DRX 마스크 걸이'를 받았는데, 해당 팀 팬으로서 너무 만족스러웠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두 자녀와 함께 VR·인디게임 체험을 하던 박형수(43)씨는 "평소 아이들과 게임을 즐겨하는 편이다. 방금도 게임 체험 부스를 통해 간단한 내기를 했다"며 "설치된 게임기 수준이 딱히 어렵거나 하지 않아서 재밌게 했다. 체험 부스를 마련해 놓으니 대회 시작 전 크게 무료하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과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장 로비에 마련된 체험 공간은 △VR 게임 △모바일 인디게임(4개 기업) △경기장 포토존 △글로벌게임센터 포토존 △뽑기 경품 추첨 △휴식공간 등이다.

'2022 광주 e스포츠 시리즈 발로란트 아시아'가 열린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e스포츠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이 로비에 마련된 체험 부스를 이용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2022 광주 e스포츠 시리즈 발로란트 아시아'가 열린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e스포츠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이 로비에 마련된 체험 부스를 이용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2022 광주 e스포츠 시리즈 발로란트 아시아'가 열린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e스포츠경기장을 찾은 한 시민이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정성현 기자

열기는 '주경기장'에 다다르자 더욱 뜨거워졌다. 1005석의 좌석과 고해상도 LED 전광판 등으로 구성된 이곳은 관객들로 하여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의자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던 관객들은 응원봉을 두드리는 등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향해 연신 파이팅을 외쳤다. 전광판에서 선수들의 '슈퍼 플레이'가 나올 때면, 큰 환호를 내지르기도 했다. 여기에 해설진들의 감칠맛 나는 입담까지 더해지면서, 관객들은 더욱 몰입에 빠졌다.

이날의 백미는 한국팀 DRX와 대만팀 탈론e스포츠의 결승전 경기였다. 'DRX가 쉽게 이길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생각과 달리, 경기 양상이 의외로 엎치락뒤치락 했기 때문이다.

진흥원에 따르면 DRX는 최근 치러진 세계 대회에서 3위를 기록, 신흥 강자로서 입지를 다진 자타공인 최강팀이다. 이에 맞서는 탈론e스포츠는 올해 창단된 신생팀으로 이번 대회에서 이변을 만드는 등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경기에 한 관객은 손에 난 땀을 연신 옷깃에 닦기도 했다.

한국 선수에게 '파이팅'을 외치던 정대훈(19)씨는 "DRX를 보러 수능 끝나자마자 김해에서 찾아 왔다. 평소 발로란트 경기를 온라인으로 즐겨 봤는데, 오프라인 대회에서 보니 긴장감이 배가 되는 것 같다"며 "선수들이 서로 전술 브리핑하는 소리를 들으니 정말 신기하다. 끝까지 힘내 DRX가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팬의 바람이 통한 것일까. 응원단의 열렬한 성원은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결승 1라운드 경기를 마친 DRX Foxy9(정재성) 선수는 "광주 출신으로서 DRX 발로란트 소속으로 이곳을 찾게 돼 정말 영광이다"며 "예선전 당시 팬들이 응원해준 소리 덕분에 결승전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남은 경기도 열심히 해 좋은 결과 만들어 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4위에 머무른 젠지 e스포츠 구단 관계자는 "광주e스포츠경기장에 처음 와보는데, 시설·인프라가 너무 좋아 놀랐다. 찾아 온 팬들도 많아 함께 즐겼던 것 같다"며 "이번 대회 결과가 다소 아쉽지만, 선수단 스쿼드가 완성된 지 얼마 안된 만큼 부족한 부분과 괜찮은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남은 비시즌 기간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성황리에 대규모 오프라인 대회를 마친 주최 측은 '지역 e스포츠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임정호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콘텐츠융합본부장은 "첫 세계 대회 유치를 준비하며 부족한 부분이 많았음에도, 관객·선수 반응이 '역대 최고'였다"며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e스포츠 종목 발굴·산업 저변 확대 등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2 광주 e스포츠 시리즈 발로란트 아시아' 최종 본선 결과는 △1위 DRX △2위 탈론 e스포츠 △3위 제타 디비젼 △4위 젠지 e스포츠다. 우승을 차지한 DRX는 경기 종료 후, 찾아온 관객들을 대상으로 팬미팅을 가졌다.

DRX 편선호 감독은 "우승해서 기분 좋고 비시즌 기간에 팀을 한번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다"며 "많은 팬 분들에 현장을 찾아주셨는데, 경기를 즐겁게 봐주셨길 바라고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2 광주 e스포츠 시리즈 발로란트 아시아'가 열린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캐스터·해설진들이 경기 진행을 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2022 광주 e스포츠 시리즈 발로란트 아시아'가 열린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e스포츠경기장 프로팀 선수석 모습. 정성현 기자

'2022 광주 e스포츠 시리즈 발로란트 아시아'에서 우승한 DRX팀은 경기 종료 후 팬미팅을 가졌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정성현 기자 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