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갤러리서 반추해 본 사랑과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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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한옥 갤러리서 반추해 본 사랑과 상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외부전시 ③예술공간 집
본관 전시 이어 ‘탈식민지주의’ 조명
방글라데시 혈연 모하이멘 단독 전시
‘익사하지 않는 사람들’ 영상작 선봬
“죽음 앞둔 인도인 부부의 모습 담아"
  • 입력 : 2023. 04.20(목) 16:56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동구 장동에 있는 예술공간 집에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의 외부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도선인 기자
갤러리 예술공간 집은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의 외부전시에서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옛 한옥을 리모델링한 예술공간 집은 스크리닝 공간으로 탈바꿈해 관객을 맞이한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네 개의 소주제별로 나뉜 본관 전시에 이어 외부전시 공간이 동구 장동에 있는 예술공간 집를 비롯해 북구 국립광주박물관, 서구 무각사, 남구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으로 이어진다. 예술공간 집의 경우 방글라데시 혈연의 나임 모하이멘 작가가 단독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나임 모하이멘은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64분 분량의 영상작품 ‘익사하지 않는 사람들(2020)’을 선보인다. 뉴욕 컬러비아대학교 조형예술과 부교수인 그는 작품을 통해 죽음을 앞둔 인도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랑과 상실에 대해 반추해본다. 한때 가정집 한옥이었던 ‘예술공간 집’에서 선보이는 가족 이야기가 특별함을 준다.

작품은 불치병에 걸린 아내와 그녀의 남편이 함께 폐병원을 배회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다. 그들은 책을 낭독하기도 하고, 휠체어를 밀며 놀이를 하기도 하고, 수술용 조명을 무대 조명 삼아 로맨틱한 순간을 보내기도 한다. 불행해 보이지는 않는 이들 모습을 통해 돌봄 노동자의 세계에 편견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사유해본다.

영상작품에서는 “가난한 나라의 병은 원죄다”라는 남편의 나레이션이 나온다. 남편은 또 지문을 가리키면서 대영제국 시대 선진국이 인간을 통제하고 분류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도구라도 설명한다. 이를 통해 식민지국과 식민지를 다스렸던 국가 사이의 차별적 시선을 드러낸다.
동구 장동에 있는 예술공간 집에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의 출품작 나임 모하이멘 작가의 ‘익사하지 않는 사람들(2020)’이 상영되고 있다. 도선인 기자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