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남농의 화백 박항환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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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남농의 화백 박항환 개인전
오는 16일까지 무안 전남도립도서관
‘봄을 열다’ 주제 최근작 30점 선봬
한국화에 현대적 조형미 파격적 표현
  • 입력 : 2023. 05.08(월) 16:45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전정 박항환 선생의 작 ‘봄을 열다’를 오는 16일까지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립도서관 1층 남도화랑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박항환 제공
남농의 화맥을 잇고있는 한국화 화단의 대표작가 전정 박항환 선생이 오는 16일까지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립도서관 1층 남도화랑에서 개인 전시회를 갖는다.박 선생은 이번 전시회에서 ‘봄을 열다’라는 주제로 최근작 30점을 선보인다.

전통적인 남종화의 화풍을 현대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는 박 선생은 남종화의 필묵전통을 바탕으로 하면서 서양의 아크릴 물감을 도입, 화선지 중 내구성이 뛰어난 장지에 아크릴을 덧칠하고 수묵을 곁들인 노랑, 빨강, 분홍색 등 다양한 색들로 화폭을 장식했다. 캔버스에는 독특한 봄의 추상화가 펼쳐진다. 동양화 같지만 서양의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색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특히 박 선생은 과거 남종화의 필묵전통을 바탕으로 독특하고 거침없는 운필이 가미된 남도 산수의 세계를 조명해 왔다. 변화하는 시대정신 앞에 전통 남종화에 머무르지 않고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라는 소신으로 끝없는 도전과 시련을 거듭하면서 기존의 틀을 혁신으로 바꾸어 왔다. 그래서 그는 한국화에 현대적 조형미를 불어넣어 파격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진도 출신인 박 선생은 17세때 목포로 나와 남농(南農)의 문하에서 화맥을 잇기 시작했다. 1967년 국전에 입상, 이후 29세 때인 1976년 서울로 상경해 작품활동을 하다가 2014년 38년만인 그의 화맥의 고향인 목포로 내려와 화업을 잇고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3회, 운영위원 3회,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대상(2004년), 한국미술협회 공로상(2016) 등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남농미술대전 운영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한국미협 고문, 진도군립 ‘전정 박항환 미술관’ 명예관장 등을 맡고 있다.

박 선생은 귀향 이후 2016년 귀향전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광주비엔날레와 연계해 광주 금봉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갖는 등 개인전과 초대전을 통해 쉼없이 작품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진도군은 지난 2018년 진도 운림산방에 ‘전정 박항환 미술관’을 건립, 그의 작품을 상시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박 선생은 “나의 작업과 예술은 온전히 남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내 몸과 마음속에 담겨있는 남도의 풍광과 소리, 그리고 맛과 멋의 흥취를 색과 모양으로 채집하고 기록하며 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 모로 어려운 때이지만 어김없이 또 봄은 왔고, 타고난 흥을 못이겨 겨우내 붓을 들었다”면서 “이미 북소리는 아득하고 꽃은 지고 있지만 새삼 흘러간 소리에 장단을 맞추고 떨어진 꽃들을 보며 지난 시절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정 박항환 선생. 박항환 제공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