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기획특집>간식제품 출시 전통한과 한계 극복…체험객 급증 '성과'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지역이슈
[전남일보] 기획특집>간식제품 출시 전통한과 한계 극복…체험객 급증 '성과'
전남을 농촌융복합산업 실리콘밸리로 만들자 6)담양한과 명진식품
박순애 대표 명인 33호 선정
창평산 유기농 쌀 활용 제조
색소대신 천연재료 색감 표현
명절선물 넘어 간식제품 판매
"소비자 재주문 늘어 효자제품"
  • 입력 : 2023. 06.14(수) 09:39
  • 박간재·조진용 기자
담양한과 명진식품이 내놓은 간식 3종세트
담양 창평 한과 명인을 만나러 간다. 국내 유일의 한과 테마파크가 있는 곳이다. 창평 너른 들녘에 자리한 ㈜담양한과 명진식품이다.

담양 창평은 우리나라 유일의 한과 메카로 자리매김 됐다. 1개 면에 한과공장 6곳, 한과명인 4명이 있는 곳은 창평면 뿐이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인데도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은 박순애 대표가 나와 반긴다. 박 대표는 30년 전 대한민국식품명인 제33호로 지정된 대표 ‘엿강정 명인’이다. 박 대표는 창평에서 나는 유기농쌀을 이용해 전통한과와 간식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학생, 일반인 등 체험객도 한해 최대 3만명이 찾을만큼 농촌융복합산업 선정업체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박대표로부터 30여년 이상 흔들리지 않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경영 노하우와 향후 포부 등을 들어봤다.

박순애 담양한과 명진식품 대표
●간식 두부과자 3종세트 호평

유과 등 전통한과는 설과 추석명절이면 한번쯤 맛봤을 제품이다. 그 중 담양한과명진식품이 만든 제품도 포함된다. 박대표가 만든 한과는 2000년대 중반까지도 전국 백화점에 입점돼 팔려 나갔으며 5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순항했다. 하지만 박 대표에게도 고난의 시절이 찾아왔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선물 주문이 급감한데이어 코로나19 등으로 악재까지 겹쳐 또한번의 어려움에 빠졌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명절 위주의 전통한과를 탈피해 1년 어느때나 찾을 수 있는 간식거리를 만들어보자”고 생각을 바꿨다. 그렇게 해서 나온 제품이 두부과자 3종세트다. 우리콩참두부과자, 우리콩 오곡두부과자, 꿀건빵이다. 두부 28%가 들어갔으며 오곡두부과자에는 오징어 먹물을 가미해 만든 건강식이다. 시식해보라며 박대표가 가져온다. 먹어보니 고소하다. 모양을 보니 구멍이 하나씩 뚫려 있다. 마치 만화영화 ‘톰과 제리’에 나오는 구멍 숭숭 뚫린 스위스 에멘탈 치즈를 닮았다.

“그만큼 두부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부풀어 올라 터져서 생긴 구멍입니다. 그렇기에 맛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죠”

맛을 보니 부드러운 식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한봉지 뜯어놓고 하염없이 먹을 것만 같네요”라고 했더니 “그래서 맛을 본 소비자들의 재주문율이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중독성이 있다고들 합니다. 우리 회사 효자제품이 됐어요.”

유과
박순애 대표가 유과만들기 증 체험하러 온 학생들과 유과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색소 쓰지 않고 식물성 천연재료로 색감 표현

한과 재료는 찹쌀과 콩, 견과류, 과일류, 채소류, 한약재와 천연재료 등이 첨가된다. 재료는 창평농협과 대덕면 시목친환경 작목반 등과 재배계약을 맺고 쌀, 잡곡 등을 공급받고 있다.

한과 색감은 선인장, 백년초, 댓잎 등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만을 이용해 새콤달콤한 맛과 고급색감을 표현한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오색 빛깔 고명도 마찬가지. 붉은색은 오미자와 지초(芝草)로 만든다. 지초는 진도홍주의 붉은 색을 내기 위해 쓰이는 재료다. 검은색에는 흑임자와 석이버섯, 노란색에는 송화와 치자, 울금, 보라색에는 흑미와 송기, 녹색에는 쑥과 청태 등을 쓴다.

맛내기의 기본 재료도 직접 담근 쌀엿과 조청을 사용한다. 일체의 첨가물이나 화학조미료, 물엿 등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담백하고 정갈한 맛을 만들어 낸다. 명인이 직접 식물성 천연 재료로만 만드는 한과에는 정성과 함께 자연의 청아한 기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담양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빚은 건강한 먹을거리로 달지 않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 때문에 명절 최고 선물로 꼽힌다.

한과선물세트(아루화)는 10개 제품으로 꾸려져 있으며 1만원~2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하루영양바
우리콩 오곡두부과자
●지난해 체험객 4만명 육박

농촌융복합산업 지정업체로 2차 제품 제조는 물론 3차 체험 등 서비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체험하러 왔다 간 고객들이야말로 ‘입소문 마케팅’ 선두주자이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어떻게 그 많은 인원을 불러 모았을까. 비결은 박 대표의 ‘부지런함’에 있었다. 매년 11월~12월이면 광주전남·북지역 유·초·중·고에 1년동안 진행하게 될 상세한 체험 프로그램을 담은 자료를 발송했다. 학교뿐 아니라 학년별 대표 교사 등에게까지 보내는 치밀함을 보여줬다. 하루 200여 명 수용에 주차장도 넓어 버스 7대 이상을 댈 수 있는 공간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였다. 찾아간 날도 37명의 체험객이 오기로 했다며 준비하고 있었다. 체험프로그램 강사는 박대표 며느리가 맡고 있다.

박 대표는 “1년 체험행사를 위해 각 학교는 물론 기관에까지 공문을 보내고 있다”며 “유과 등을 만들어 본 체험객들이야말로 전통한과를 알리는 최고의 홍보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7월부터 추석 대비 선물세트 생산

9월 추석명절을 앞두고 지금부터 제품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명절한과는 설과 추석용이기 때문에 집중생산이 필요하다. 직원15명에 인근 지역민과 이주여성 등 40여 명이 매일 제품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지역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인재육성을 위한 장학금 기부도 빼놓지 않고 있다. 현대인의 기호를 고려한 상품 개발과 국내외 판로 확대를 전통한과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초콜렛을 넣은 ‘초코한과’, ‘초코강정(브라운팝)’을 비롯해 견과류를 활용한 ‘하루영양바’ 등 신제품을 개발하며 온라인 쇼핑몰 판매와 미국, 캐나다에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주 고객은 우리 교포들이다

박대표는 “7월부터 추석명절제품 생산에 돌입한다. 소비자들이 늘 믿고 찾을 수 있는 담양한과와 두부간식 등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며 “전남농촌융복합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융복합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간재·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