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2007년 '새벽 발바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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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서석대>2007년 '새벽 발바리' 사건
노병하 논설위원 겸 사회부장
  • 입력 : 2023. 07.27(목) 17:09
노병하 부장
2007년이었다. 일명 ‘새벽 발바리(성폭행범에 대한 속어)’ 혹은 ‘북부 발바리’인 A씨에 대한 사건 취재를 했을 때가.

당시 광주 북부경찰서 출입 중이었는데, 얼마나 신출귀몰했는지 흔적도 좀처럼 남지 않았다. 거기다 피해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만 갔고, 경찰의 표정도 흑빛이었다. 하루 빨리 잡겠다고 말은 했지만, 범인은 악랄하고 용의주도했다.

경찰과 더불어 사건 기자들도 마음이 급했다. 밤새 경찰서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유사 혐의자라도 붙잡았다는 첩보가 들리면 새벽이어도 부리나케 달려갔다. 기실 해당 범인은 2003년부터 범죄를 저질러 왔지만, 몇년간 들키지 않았던 것에 안심을 했는지 2007년에는 더욱 대담했다. 범죄 주기도 매우 짧았다.

광주 전역이 긴장했고 ‘왜 범인을 못 잡느냐’는 질타도 이어졌다.

마침내 그해 9월께 경찰 여러명이 30여분간 격투를 벌인 끝에야 붙잡았다.

잡고보니 A씨는 평소 건강을 위해 양파즙을 복용하고 헬스클럽에서 근력을 관리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범행 전 손전등으로 집안 내부를 살펴 남성이 있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 남성이 있는 경우는 금품만을 훔치고 현장을 떠나기도 했다. 여기에 추적을 피하기 위해 먼지제거 도구로 현장에 떨어진 머리카락 등 체모를 제거하기도 했다.

훔친 금품을 팔 때도 가게에 주인 혼자 있을 때만 방문해 짧은 시간에 거래를 마치는 등 치밀하게 행동했다.

뜬금없이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최근 순천 시민들이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서다.

성폭행으로 15년을 복역한 사람이 최근 출소를 했는데 순천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내용을 보니 해당 출소자는 2003년부터 2007년 약 4년간 광주에서 10~30대 여성 피해자 12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2008년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았다. 2029년까지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내려졌다고 한다. 또 2019년 집행이 종료 됐지만 추가 범행이 드러나 신상정보 공개와 징역 3년을 선고 받았고, 이 형량까지 모두 마친 상태라는 것이다.

물론 충분한 죄 값을 치렀다면 어디서든 살 자유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그럼에도 시민들이 불안해 한다면 법무부와 경찰은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게 맞다. 범죄가 터지고 나서 잡는 것보다 터지기 전 예방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A씨의 범죄는 정말 악랄했다. 피해자는 평생 악몽으로 남을 만한 일들을 서스럼없이 저질렀다. 그런 일이 다시는 벌어져선 안된다는 점에서 관계기관의 엄중한 경계를 무엇보다 절실하게 당부드린다.